韓의 ‘협의체 제안’ 3시간 만에… 野 “정치적 계산 없이 하자” 수용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여·야·의·정(與野醫政)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대통령실이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불거진 의정(醫政) 갈등 해소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한 대표가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도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져 협의체 출범 가능성이 전보다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 제안 직후 “협의체를 즉시 가동하자”는 입장을 밝혀 협의체 구성은 의료계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현안 브리핑을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하고 “대통령실에서도 공감하는 사안으로 안다”고 했다. 한 대표가 지난달 25일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했을 때 대통령실이 거부 의사를 밝혔던 것과 달리, 이번 4자 협의체 구성은 대통령실과 협의를 거쳤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만나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제안 3시간여 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늦었지만 다행이다. 협의체를 신속히 가동하자”며 “정치적 계산 집어치우고 의료 붕괴를 막고 국민 불안을 해소할 실질적인 대책에만 집중하자”고 했다. 앞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료 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었다. 노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 제안에 국민의힘이 동의한 것”이라며 ‘4자 협의체’는 민주당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료계만 참여를 결정하면 여·야·의·정 협의체는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의료계가 당장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여·야·정이 먼저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고, 언제든지 논의에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료계가 당장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당정이 협의체 구성을 서두르는 건 의료 공백 해결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권은 특히 오는 9일부터 2025학년도 대학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대입 원서 접수가 시작돼 2025학년도 의대 입시 절차가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면, 의료계가 ‘2025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 논의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날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제로 베이스’는 의료계가 일단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증원 보류안 등을 모두 올려놓고 답을 찾자는 뜻이지 ‘증원을 제로로 하겠다’고 전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의료계는 물론 여당 일각에서 의료 개혁 관련 실무를 총괄해온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교체론이 제기되는 건 변수로 꼽힌다. 의료계는 “박 차관과 더는 대화할 수 없다”고 반발해왔다. 이런 가운데 박 차관이 지난 4일 “환자 본인이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輕症)”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면서 국민의힘에서도 “박 차관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박 차관 교체론과 관련해 “국민께 걱정을 끼치거나 오해를 사는 언행을 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하면서도 경고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정부 책임자 교체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의료계가 대화 테이블에 나오면 박 차관을 다른 기관으로 인사 발령을 내는 방식으로 교체를 검토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는 기자회견에서 “복지부 장차관 경질이 (협의체 참여) 전제 조건은 아니지만 신속히,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협의체에서 논의할 의제와 관련해 “규모·증원 방식을 포함해 의료 대란을 해소할 모든 방안을 열어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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