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역대 최고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이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전세 대출까지 옥죄자 가뜩이나 치솟은 월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세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만큼 반전세나 월세로 눈을 돌리면서 월세 시세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 지수는 7월(114.7) 대비 1.4포인트 오른 116.1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표는 기준점인 2022년 1월을 100으로 놓고 월세 가격의 흐름을 보여준다. 서울 월세 지수는 아파트 값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6월(113.6)부터 올라 점점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해지며 아파트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도 월세 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6일 기준 1만5500건으로 1년 전(1만9058건)보다 18.7%가량 줄어들었다.
월세 값 상승은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 아파트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 전용 84㎡의 월세(보증금 2억원 기준)는 지난해 8월 293만~330만원에서 지난달 337만~370만원으로 1년 새 12.1% 상승했다. 중구 남산타운 아파트(5150가구) 전용 84㎡의 월세(보증금 5000만원)는 지난해 8월 195만~215만원에서 지난달 240만~265만원으로 23.3% 급등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 전용 76㎡의 경우 지난달 월세 110만원(보증금 4억원)으로 2년 계약이 신고됐는데, 1년 전에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 60만원으로 계약이 이뤄졌었다. 지난달 계약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2550가구) 전용 53㎡는 월세가 190만원(보증금 5000만원)이었는데, 1년 전에는 같은 보증금에 월세는 130만원 수준이었다.
부동산 시장에선 “대출 규제로 매매와 전세 거래가 줄어들 경우 서울 아파트 월세 값이 더 오르고, 인근 수도권 지역으로도 상승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로 인해 전세 수요자뿐 아니라 월세를 사는 서민층의 주거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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