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육수에 자작자작 양념장, 아는 사람만 아는 인생냉면집
이민영의 ‘SNS시대 노포’

얼마 후 도착한 혜화역 뒷골목. 허름한 간판에 쓰인 식당명은 ‘본가칡냉면’(사진1). 주인장 노부부가 함께 운영하는데 남편은 주방을, 아내는 홀을 담당한다.
요즘 보기 드문 칡냉면에 좌식형 식당이라니. 1995년부터 운영해온 곳이라는데 검색해보니 단골들의 후기가 참 정성스럽다. “인생냉면집이에요” “태어나서 먹은 냉면 중 이 집이 최고” 같은 후기를 보니 이 식당의 어떤 점이 이런 종교적인 단골들을 만드는지 궁금했다.

또 다른 매력 요소들은 너무나 쫄깃한 면, 아삭아삭 씹히는 담백한 무절임, 그리고 육즙 가득한 배였다. 길잡이에 따르면 이 집은 온갖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는다. “여기 계란은 왜 이렇게 알이 작고 부드럽죠?” 물었더니 그제서야 유정란이라고 알려줬다고. 국산 고춧가루를 비롯해 모든 식자재를 30년 간 한 곳에서 갖다 썼으면 벽에다 좀 크게 써붙이고 가격을 더 올려도 될 텐데 왜 안 하는 걸까. 식당에 나올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주인장 부부는 식당 규모도 직원을 쓰지 않아도 되는 딱 지금만큼만 고집한다.
“매장도 너무 깨끗하고 끈적이는 거 1도 없어서 인상 깊었습니다”라는 후기가 나올 정도로 “청결 및 위생은 사장님이 자부”한다.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임”이라는 짧은 후기가 단골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서울대병원 근처 “직장인 맛집”이라 점심 때는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은 1만원, 물만두와 사리는 4000원. 겨울에는 바지락 칼국수와 떡만두국도 팔고, 보리밥을 서비스한다.
이민영 여행·미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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