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0주년 美 명문 커티스 음악원 교수 임용된 첼리스트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2024. 9. 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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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심포니서도 활동 이정현씨
이정현

미 명문 음악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한국 음악가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명문 커티스 음악원 교수로 최근 임용된 첼리스트 이정현(33)씨는 독특한 점이 있다. 미국 5대 명문 악단(‘빅 파이브’)으로 불리는 보스턴 심포니의 첼로 단원이면서 동시에 필라델피아의 커티스 음악원 교수로도 활동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그는 이 악단의 첫 아시아 여성 첼로 단원이 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말 그대로 이론과 실기의 병행인 셈이다.

그는 5일 전화 인터뷰에서도 “실내악과 독주, 오케스트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음악의 길은 하나로 통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걸 강단에서 가르치고, 강단에서 깨닫는 걸 다시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곱 살에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이씨는 열 살에 커티스 음악원으로 일찍 유학을 떠났다. 그는 “영어도 못하고 미국에 가본 적도 없었지만, 넓은 세상에서 첼로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많게는 10~20세씩 차이 나는 언니 오빠들과 함께 음악원에 다니면서 미 현지에서 중·고교 과정을 마쳤다. 그는 “처음엔 악보 읽는 법도 서툴렀고 오케스트라 활동도 낯설어서 선생님께 혼나기도 하고 속상해서 울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그 음악원이 그가 가르치는 모교가 된 셈이다.

이씨는 이른바 ‘3대 콩쿠르’로 불리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진출자들이 머무는 ‘뮤직 샤펠’에서 2015년 상주 예술가로 활동했다. 그 뒤 2018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에서 공동 우승한 독주자 출신이다. 하지만 2022년에는 프랑스 파리의 모나 4중주단에서도 1년간 실내악 활동을 했고, 지난해부터는 미 보스턴 심포니에서 활동하고 있다. 바로크부터 고전·낭만파 시기의 주요 첼로 작품의 탄생 배경과 연주법까지 총정리한 ‘첼로 백과사전’을 쓰는 것이 다음 목표다. 그는 “연주자 입장에서 구체적인 실전 테크닉부터 역사까지 모두 다루고 싶은 것이 욕심인데 앞으로 더 바빠지면 마감이 계속 늦어질까 봐 고민”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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