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독서란 쌓일수록 복리가 발생하는 지식
“장기적으로 우리는 모두 죽는다” 거시경제학을 창시한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말이다.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확실한 진실이다. ‘불변의 법칙’(서삼독)은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모건 하우절의 두 번째 책으로, 저자는 언제 어떤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실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탁월한 이야기꾼답게 그는 경제와 투자, 역사와 심리학, 고전과 진화학을 종횡무진 오가면서 23가지 법칙을 풀어내는데, 6번 법칙인 “스토리는 언제나 통계보다 힘이 세고, 뛰어난 스토리가 승리한다”야말로 이 책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이 책장을 넘기게 되기에, 추석 연휴같이 여유가 확보될 때 단숨에 읽기를 권한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10대 시절 스키팀 선수였던 그는 동료 둘과 스키를 타러 간다. 하지만 마음의 변덕으로 그는 스키를 타는 대신 친구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로 했고, 이는 눈사태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자들과 저자 사이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었다. 이처럼 우연히 내린 결정과 예측할 수 없는 운 때문에 사람의 생명은 생과 사를 오가고, 기업과 국가는 흥망성쇠를 겪으며, 인류의 역사는 상상할 수 없는 리스크와 혼돈을 겪는다. 많은 것이 촘촘히 연결된 세상에서는 한 사람의 사소한 결정 하나가 얼마나 크나큰 결과를 불러올지 알 수도 없다.
그래서 하우절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려는 노력 대신 인류가 수천년 동안 반복한 패턴을 학습한다. 불확실성에 맞서 싸우는 방법으로 그가 택한 방식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었고, 돈과 금융에 천착해 온 저널리스트의 시선이 역사와 만나 탄생한 23가지 깨달음은 독자에게도 정신의 고양감을 준다.
특히, 책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소개하고 싶다. 뭔가를 읽을 때 “이 정보나 지식이 1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내게 중요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라는 것이다. 10년 전에 읽은 뉴스는 기억나지 않더라도 10년 전에 읽은 인상적인 책은 사람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킨다. 축적될수록 복리효과가 발생하는 영속적 지식은 책 속에 묻혀 있다. 우리가 좋은 책을 골라 읽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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