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빅컷' 초읽기 들어갔다...고용 둔화 재확인

송경재 2024. 9. 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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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의 8월 신규 취업자 수가 시장 예상을 밑도는 14만2000명에 그친 것으로 6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고용 동향에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0.5%p 금리 인하, 이른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높아졌다. AP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0.5%p 금리 인하, 이른바 '빅컷'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소비자들을 시장에 계속 붙잡아뒀던 고용이 확실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경기 침체 우려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준이 23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기준 금리를 인상한 후폭풍이 미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 미국의 8월 고용동향에서 확인됐다.

올해 남은 세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한차례 이상 0.5%p 금리 인하, 빅컷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점차 굳어지고 있다.

둔화 흐름 보이는 고용

미 노동부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은 겉보기로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신규 취업자 수는 14만2000명으로 시장 전망치 16만1000명에는 못 미쳤지만 이날 대폭 하향 조정된 7월 신규 취업자 수 8만9000명보다는 훨씬 많았다.

또 실업률도 7월 4.3%에서 8월에는 4.2%로 0.1%p 떨어졌다.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 예상과 일치했다.

그렇지만 고용이 안정됐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노동부는 이날 6월과 7월 신규 취업자 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17만9000명으로 발표됐던 6월 신규 취업자 수는 이날 11만8000명으로 6만1000명 하향 조정됐다.

또 7월 치 역시 지난달 발표됐던 11만4000명보다 2만5000명 적은 8만9000명으로 수정됐다.

8월 신규 취업자 수 14만2000명도 앞으로 두 달에 걸쳐 하향 조정되지 말란 법이 없다.

시장 평가도 좋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초반에는 8월 고용동향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 넘게 급락했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4% 폭등해 다시 22p를 웃돌았다.

경착륙 향하나

노동 시장 둔화는 미 경제를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붙잡아 두고 있는 마지막 남은 변수인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비록 8월 평균 임금이 전월비 0.4%, 전년동월비 3.8%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각각 0.1%p 웃돌기는 했지만 고용 증가세 둔화 속에 임금이 계속해서 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지금껏 씀씀이를 줄이지 않은 원동력은 크게 탄탄한 고용, 그리고 저축이었지만 둘 다 모두 흔들리고 있다.

저축은 이미 연초 바닥이 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봉쇄로 소비 자체가 어려웠던 데다 정부 지원금까지 챙긴 덕에 소비자들은 그동안 넉넉한 저축을 바탕으로 씀씀이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저축이 바닥남에 따라 이제 더 이상 그럴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소비심리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고용 둔화세가 본격화할 조짐까지 보임에 따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소비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요인이다. 소비 위축은 미 경제 연착륙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미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고 갈 수 있다.

빅컷 불가피

결국 연준은 고금리 정책이 초래할 경기 침체라는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공격적인 금리 인하, 빅컷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은 이날 고용동향 발표 뒤 오는 17~18일 FOMC에서 일단 0.5%p 인하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을 높여 잡았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주일 전 30%에 그쳤던 0.5%p 인하 전망은 이날 고용동향 발표 뒤 47.0%로 껑충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0.25%p 인하 예상은 70.0%에서 53.0%로 대폭 위축됐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모두 1.25%p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가 이달과 11월 6~7일, 12월 17~18일 단 세 차례만 남은 점을 감안하면 빅컷 두 차례에 0.25%p 인하 한차례가 유력하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보다 1.25%p 낮은 4.0~4.25%로 낮아질 가능성은 41.0%, 1.0%p 낮은 4.25~4.5% 가능성은 33.8%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연준이 금리를 "지나치게 높이, 지나치게 빨리" 올렸다면서 오는 18일 FOMC에서 0.5%p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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