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계엄령
김홍준 2024. 9. 7. 00:02
대만과 ‘일제강점기’ ‘냉전체제 최전방’이라는 현대사를 공유하는 한국도 비상계엄의 시기가 있었다. 대만보다는 짧게, 하지만 여러 번이었다. 1948년 여수·순천 지역 계엄령부터, 1980년 5월 17일 전국으로 확대된 ‘12·12 쿠데타 신군부 계엄령’까지 열 차례였다. 담배나 피우자며 모여 있지도, 오후 7시면 나다니지도 못했다. 언론·출판은 줄 서서 검열을 받았다. ‘비정성시’ 속 잿빛보다 살벌하게 짙은 암흑의 시기였다.
어둠은 공포다. 어둠은 무겁다. 누군가에겐 쉬이 떠나지 않는 계엄의 공포를 ‘가볍게’ 던지는 걸까. 그 공포의 지대함을 경험했기에 지지층 확보에 이용하는 걸까. 현재 계엄이 선포된 국가는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도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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