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누르면 주차된 차가 내 앞에”…내년 초 완전 자율주행차 선보이는 테슬라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4. 9. 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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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고 [AP = 연합뉴스]
테슬라 운전자가 스마트폰 앱에서 현재 위치로 차량을 소환하자, 주차장에 있던 테슬라 모델Y가 스스로 움직여 바로 앞에 멈춰 선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차량에 타고 있는 것처럼 주변 화면을 볼 수 있다.

테슬라가 이달 초 일부 고객들에게만 배포한 ‘진짜 스마트 소환(ASS:Actually Smart Summon)’ 기능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북미 지역 테슬라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해 ‘스마트 소환’ 기능을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4년 전인 2020년 업계 최초로 이 서비스를 공개했다가 형편없는 성능으로 비웃음을 샀는데, 4년만에 다시 부활한 기능에 사용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스마트 소환은 아직은 주차된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빈 공간에 주차를 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자동차가 스스로 빈 주차자리를 찾아 주차하는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현지시간) 공개한 로드맵에 따르면 테슬라는 다음 달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FSD) 상태에서 자동으로 주차·출차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소프트웨어 최신 버전인 v13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v13에서는 지금보다 FSD의 기능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서는 테슬라가 다음달 10일 로보택시 공개를 앞두고 여기에 사용되는 핵심 기능들을 하나둘 일반 고객들에게 배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이 사용자가 있는 장소로 찾아가거나, 지정한 장소로 이동하는 기능, 주차하는 기능 모두 로보택시 서비스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유럽에서 FSD를 내년 1분기부터 서비스하겠다고 로드맵을 공개한 것도 이런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테슬라의 AI와 자율주행 총괄을 담당했던 안드레이 카파시 유레카 랩스 대표는 노 프라이어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테슬라의 자율주행이 (구글의) 웨이모보다 훨씬 앞서 있다”면서 “지금은 웨이모가 이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10년 후에 규모를 키우고 실제 매출을 얻는 것은 테슬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사람의 시각과 비슷한 카메라로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AI로 학습시켜서 자율주행을 한다. 반면 구글의 로보택시 서비스인 웨이모는 카메라 외에도 레이더와 라이다 같은 장비로 이를 뒷받침 한다. 테슬라는 실제 고객들에게 판매한 데이터를 자신들의 AI 학습에 사용하지만, 웨이모는 직접 운행하는 무인택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런 이유로 웨이모는 도시의 특정구역에서 시작해 점차 운행 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같이 FSD와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29일 206.28달러에서 5일에는 230.17달러까지 단기간에 11% 급등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 FSD 소프트웨어의 유럽·중국 진출이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더 강력한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FSD는 현재 유럽과 중국에서 판매하는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오토파일럿’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복잡한 센서들 대신 카메라와 인공지능(AI) 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고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AI가 개입하는 만큼 FSD에서는 각 지역의 교통 상황과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 신호체계에 대한 필드 데이터 축적이 필수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본고장인 미국과 달리 유럽은 좁은 도로와 복잡한 신호체계를 갖고 있고, 중국은 도시 내에서는 차량 대수 자체가 많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아직 비포장길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도로 특성을 데이터로 축적하면 향후 무선업데이트(OTA)를 통해 미국, 유럽의 테슬라 차량들의 자율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는 자회사인 모셔널과 포티투닷(42dot), 본사 소속 자율주행사업부를 통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이들 자회사들은 테슬라에 비해 실제 자율주행 시행에 따라 수집하는 데이터의 양이 적다. 모셔널은 국회, 남양연구소 등에서 로보셔틀 시범 서비스를, 42dot은 서울 청계천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정도다.

이 같은 ‘데이터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는 로보택시를 통한 자율주행 사업 확대와 데이터 수집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는 약 7조 4000억원을 투입해 모셔널, 42dot 로보택시 실증 사업과 상용화 투자 확대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모셔널은 2026년부터는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미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031년부터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모셔널의 3세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로보택시를 운행한다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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