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바닷물에 ‘피해 눈덩이’…너무 비싼 어민 재해보험
[KBS 광주] [앵커]
아침 저녁으로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바다는 사정이 다릅니다.
남해안에 내려진 고수온 경보가 한 달째 지속되면서 양식장 피해도 여전한데요.
기후 변화로 이런 피해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되지만, 어민들은 재해보험 가입을 여전히 꺼리는 상황입니다.
손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두리 양식장에 숭어가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둥둥 떠 있습니다.
살아 있는 숭어들도 물 밖으로 입을 뻐끔거리며 부족한 산소를 채우느라 안간힘을 씁니다.
어제 기준, 여수 앞바다의 수온은 28도, 평년보다 3도 가량 높은 상황입니다.
양식어류 한계 수온인 26도를 훌쩍 넘은 날이 길어지면서 고수온에 비교적 강한 숭어까지 집단폐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경식/어민 : "37년 정도 종사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인 거 같습니다. 이렇게 28도 이상이 20일 이상 지속되리라고는 사실은 예상도 못하고…."]
최근 한 달 동안 고수온 경보가 유지되면서 여수시에 신고된 폐사 물고기 수가 5백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양식장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고수온 보험에 가입한 어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실제 여수에서 고수온 보험에 가입한 양식장은 어패류를 포함해도 3곳에 불과합니다.
태풍이나 적조와 달리, 고수온 피해를 보장받기 위해선 특약 보험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보험료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데 이마저도 소멸성 보험이다보니, 어민들은 가입을 꺼리고 있습니다.
[김성훈/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 조합장 : "태풍이나 적조는 주보험에 들어가 있지만, 저수온이나 고수온은 특약으로 다시 넣어야 하는 이중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기후로 볼 때는 고수온이 계속 올 거 같은데…."]
정부의 재난 지원금도 어가당 5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양진형/여수시 어업재해팀장 : "치어 가격으로만 주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현실적으로 실거래가 수준으로 해서 해주시면 좋겠다는 건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요."]
기후 온난화로 남해안 고수온 현상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수온 역시 적조나 태풍과 같이 재해보험 보장 범위를 넓히고 정부의 재난 지원금 역시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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