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교환대도 수유실도 못 써”…딸과 외출한 아빠 ‘진땀’ [저출생]
[앵커]
요즘 젊은 부부들 사이에선 육아는 돕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죠.
그래서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과거보다 높아졌는데요.
문제는 현실이 달라진 시대상을 못 따라 간다는 겁니다.
현실 아빠 육아의 벽은 얼마나 높은지, 신현욱 기자가 두 아이 아빠의 일상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36개월과 13개월 딸을 둔 안덕현 씨.
육아휴직 중인 안 씨가 딸들과 집 밖을 나섰습니다.
[안덕현 씨 : "나오세요. 서원이도 나오세요."]
산책 도중 찾은 공중화장실.
딸의 손을 잡고 찾은 남자 화장실엔 유아용 변기도, 변기 커버도 없습니다.
[안덕현 씨 : "(유아용 변기가) 없다. 정원아 아빠가 안아줄테니까 한번 앉아보자. 알았지? (싫어 싫어.)"]
15분을 더 걸어 찾은 상가 화장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안덕현 씨 : "정원아, 아빠가 이렇게 들어줄 테니까 한 번만 해보자. 너 참을 수 있어? (응.)"]
기저귀를 가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기저귀 교환대가 없는 남자 화장실에서 아이를 세면대에 세워둔 채 진땀을 뺍니다.
[안덕현 씨 : "아빠 잡고. 조심. 됐다."]
취재진이 직접 공중화장실을 돌아봤습니다.
같은 공원 화장실이지만, 기저귀 교환대는 여자 화장실에만 설치돼 있습니다.
한 자치구의 경우 공중화장실 23곳에 기저귀 교환대가 있지만 남자 화장실엔 10곳에만 설치돼 있습니다.
[정상일/인천 연수구 : "이렇게 '툭툭' 해가지고 이거(기저귀) 갈아야 된다 하면 차에서 바로 갈고, 아빠들은 많이 그렇게 하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수유실도 대부분 '여성 전용', 이유식을 먹일 공간도 마땅치 않습니다.
아빠 육아 시 뭐가 불편한지 물은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58%가 밖에서 자녀를 돌볼 때 시설 이용에 불편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안덕현 씨 : "가족 화장실이 조금 더 많이 생긴다든지, 수유실이 문으로 닫히게, 잠글 수 있게 되어 있다면 남성분들도 조금 더 자유롭게..."]
현행법은 남녀 공중화장실 모두 영유아용 변기와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장소마다 법 적용 시점 등이 다르고 소급 적용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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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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