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내부전쟁 "클래식을 트렌디하게 만든 갓장팩"
1994년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부터 시작된 워크래프트 사가가 용군단에서 마무리됐다. 그리고 제 2부 세계혼 사가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열 번째 확장팩 '내부 전쟁'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장수 MMORPG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기는 게임에 뛰어들기 최적의 찬스다. 게임을 하지 않던 유저들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는 만큼 진입에 부담이 적다.
와우도 내부 전쟁을 시작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모양새다. 마을 대도시만 가도 느껴진다. 사람들이 정말 많다. 채팅을 보면 이것저것 물어보는 유저도 많고, 길드에는 더 이상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신입이 넘친다.
지금의 기세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진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건 와우가 예전에 비해 훨씬 요즘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형태가 됐다는 사실이다. 과거 확장팩과 비교하면 확실히 승산이 있다. 어둠땅 시절과 비교하면 거의 다른 게임이 된 수준이다.
기자는 이번에 친구 4명과 함께 내부 전쟁을 즐기고 있다. 그 중에는 복귀자도 있고, 와우를 처음 접하는 친구도 있다. 나이대도 20대 초반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 덕분에 다양한 시선에서 내부 전쟁을 바라봤다.
장르 : MMORPG
출시일 : 2024년 8월 27일
개발사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 PC
■ 현대적 게임으로 진화한 와우
내부 전쟁의 가장 큰 변화는 여러 편의사항에서 체감된다. 그동안 많은 애로사항이 용군단에서 해소됐다. 내부 전쟁에서 그 개선은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투부대' 시스템이다.
전부 부대는 배틀넷 계정에 속한 모든 캐릭터와 수집품, 진행 상황을 공유해 하나로 묶는 시스템이다. 와우가 현대적인 게임으로 거듭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그동안 강요된 반복 플레이의 비중이 크게 감소한 덕분이다.
이로써 부캐 육성의 진입장벽이었던 명성과 평판은 내부 전쟁에서 크게 낮아졌다. 주변 복귀 유저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이유다. 이제는 캐릭터마다 평판작 등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부캐 육성에 부담이 덜하다.
룩템 수집도 훨씬 쉬워졌다. 한 번 손에 넣으면 전투 부대 구성원 모두가 공유한다. 퀘스트 보상 역시 모든 캐릭터를 대상으로 해제되고, 사슬이나 가죽 등의 장비 구분 없이 한 번에 획득 가능해 상당히 편리하다.
캐릭터를 만렙 찍을 때마다 경험치 획득량이 5%씩 최대 25%까지 올라간다. 부캐를 하나씩 키울 때마다 가속도가 붙는 방식이다. 다캐릭이 권장되는 와우 특성상 부캐 육성할 일이 많은데, 이번 경험치 추가 획득 방식은 뚜렷하게 체감될 정도로 좋다.
소위 '숙제'라고 부르는 일일 및 주간 퀘스트는 어둠땅 '제레스 모르티스'부터 서서히 감소해 용군단에서 거의 사라졌다. 내부 전쟁에서도 이 기조는 이어진다. 남아있는 숙제는 그다지 부담도 크지 않고, 대부분 금방 끝난다.
■ 요즘 게이머에게는 너무 불편한 가시성
아쉬운 점도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가시성이다. 이 문제는 기존 와우 유저 입장에서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뉴비라면 누구나 느끼는 와우의 약점이다. 기자도 어렴풋이 느낀다. 다만 익숙해졌을 뿐이다.
냉정하게 말해 와우의 인게임 가시성은 나쁘다. 적이 사용하는 AoE 경계도 그다지 뚜렷하지 않고, 퀘스트를 위해 상호작용해야 하는 오브젝트도 마찬가지다. 요즘 게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꽤 크다.
모험을 중요시하는 와우 특성상 어느 정도의 불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규 유저들에게는 단순한 불편함뿐이다. 최근 유행하는 게임만 봐도 퀘스트 동선을 선으로 표시해 주거나, 상호작용해야 하는 물체를 크게 보여주니 말이다.
대표적으로 오그리마 정문 지하에 있는 포탈방 찾기다. 다이아몬드로 미터와 방향을, 미니맵에 점으로 표시해 주지만, 뉴비 입장에서는 이게 지하에 있는지,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표시가 된 곳까진 와도 정작 포탈을 못 찾고 헤맨다.
장판형 스킬의 가시성도 마찬가지다. '로스트아크'나, 글로벌 라이벌 게임인 '파이널판타지14'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처음 간 던전에서 "앞에 브레스 조심"이라고 알려주면 "대체 어딜 보라는거야"라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
기자는 와우만의 독특함으로 생각하면서도 이런 표시 방식을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란 생각도 한다. 앞으로의 확장팩에서는 선택적으로 표시 방식을 뚜렷하게 바꿔주는 기능이 있으면 신규 유저들을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실리와 재미 모두 챙긴 '영웅 특성'
내부 전쟁에서 새롭게 도입된 '영웅 특성'은 핫바에 스킬을 크게 늘리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기존 스킬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기존과 다른 딜사이클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다.
와우만큼이나 스킬이 많았던 게임들도 그 수를 줄여가는 추세다. 국내 게임으로는 '메이플스토리'가 있고, 글로벌적으로는 '파이널판타지14'가 대표적이다. 세부적인 이유야 조금씩 다르지만, 시대가 흐름에 따라 그 이상 늘리기를 절제하는 모습이다.
그런 관점에서 영웅 특성은 실리와 재미를 모두 챙겼다. 스킬바는 지난 시즌과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 딜사이클은 직업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존 경험을 크게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변화가 있다.
가령, 기자가 이번 시즌 메인 캐릭터로 선택한 '비전 마법사'의 경우 로테이션을 돌리는 개념은 동일하다. 하지만 영웅 특성으로 '힘의 무게'라는 버프가 추가됐고, 기존 '황천의 정밀함'과 힘의 무게 버프 업타임을 일치시키는 요령이 중요해졌다.
개념적으로는 큰 변화는 아니지만, 새로운 자원이 생겼고, 이를 관리하며 로테이션을 돌리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덕분에 시즌 초반 여러 캐릭터를 육성하고, 각각의 사이클을 돌려보는 재미에 푹 빠진다.
영웅 특성은 신규, 혹은 복귀 유저가 크게 체감할 요소는 아니다. 이들에게는 무엇이 나와도 새로울 테니 말이다. 다만, 신규 유저들도 레벨이 오를 때마다 강해지는 게 눈에 보여 나름 재밌다는 피드백이 있다.
■ 새로운 시도 담은 던전과 신규 콘텐츠 '구렁'
와우만의 특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녹여냈다. 큰 차이는 아니어도 용군단의 '노쿠드 공격대'를 계승한 '새벽인도자호' 던전이 대표적이다.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용조련술을 활용한 응용 던전이다.
노쿠드 공격대가 용조련술을 이동 장치로 활용한 던전이라면, 새벽인도자호는 기믹으로 녹여냈다. 탈것에 올라타 공중에서 직접 기믹을 파훼하는 과정은 이전 와우와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새로운 시도는 장단이 있다. 콘텐츠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복 플레이가 수반되는 와우 던전의 특성상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끌리는 기믹은 귀찮고 짜증나는 요소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그 예시가 1네임드 '새도크라운'이다. 굳이 사망 직전에 발악 패턴으로 탈것을 타고 배 밖으로 대피하는 기믹을 넣었어야 했을까. 앞서 말했다시피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파밍에 강제로 시간이 끌리니 슬슬 짜증이 몰려왔다.
그래도 개발진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차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자와 함께한 뉴비들도 꽤 재밌게 즐긴 모양새다. 아케이드 게임과 비슷한 기분을 새벽인도자호에서 받았다고 말한다.
구렁은 내부 전쟁에서 첫 선을 보인 탐험과 던전을 접목시킨 마이크로 던전이다. 이전 격아의 군도 탐험과 어둠땅의 토르가스트와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바로 강제성이 없다. 그래서 가면 좋지만, 안 가도 그만이다.
솔로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지다. 지인, 혹은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도 좋다. 보상도 신화급 장비까지 나오고, 위대한 금고의 보상 슬롯 하나를 더 열 수 있어 파밍 콘텐츠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1. 전투 부대 시스템으로 인해 부캐 육성 난도가 크게 감소
2. 실리와 재미를 모두 챙긴 직업 별 영웅 특성
3. 새로운 기믹적 시도가 많이 담긴 내부 전쟁 던전
4. 솔로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를 배려한 구렁 콘텐츠
1. 가시성이 떨어져 퀘스트 및 콘텐츠 진행에 어려움이 많음
2. 초반 퀘스트가 등장하지 않는 등의 버그로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음
3. 스토리적으로 호드 비중이 적어 호드 팬들은 아쉬울 여지가 다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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