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동료들의 '편견'마저 깨버린 오타니의 미친 시즌, 팬그래프스 "50-50 달성 확률 55.6%" 제시

노재형 2024. 9. 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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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명타자 최초의 MVP를 노리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회 타격을 하고 있는 오타니.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이번 시즌 두 가지 역사적 대업에 도전하고 있다. 하나는 지명타자 최초의 MVP 등극, 다른 하나는 역대 최초의 50홈런-50도루 고지 정복이다.

전자는 이뤄질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내셔널리그(NL)에서 오타니를 견제할 만한 MVP 후보는 없다. 뉴욕 메츠 프란시스코 린도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케텔 마르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주나가 언급되지만, 오타니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린도어의 경우 fWAR 7.3으로 오타니(6.6)를 제치고 NL 1위를 달리고 있지만, bWAR에서는 오타니가 7.0으로 린도어(6.3)에 훨씬 앞선다. 투표권을 행사하는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가 오타니를 외면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결국 오타니가 지명타자 최초로 MVP 등극한다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1973년 아메리칸리그가 처음 도입하고 2022년부터 내셔널리그에도 적용된 지명타자제도는 공격 지향적 야구로 팬들에 더욱 다이내믹한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지명타자가 MVP가 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야구인들이 부정적인 입장이다. 수비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오타니가 50-50이라는 전인미답 대기록을 달성한다면 그가 지명타자든 아니든 MVP 등극에 변수가 될 수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한다.

미 서부 유력 매체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빌 플렁켓 기자는 6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 풀타임 지명타자가 MVP를 수상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MVP 수상 경력을 지닌 다저스 선수 3명의 입장을 전했다.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지난 4일(한국시각) 에인절스전에서 연장 10회초 스리런 홈런을 치고 들어와 오타니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우익수 무키 베츠,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지명타자 오타니의 MVP 등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밝힌 것이다.

프리먼은 "난 지명타자는 MVP 돼서는 안 된다고 늘 생각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올해 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야구 선수로서 지명타자를 MVP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타니의 활약을 보라. 이전에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걸 하려고 한다. 그는 한 경기에 고작 4~5타석에 들어가지만, 50-50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지명타자가 MVP가 될 수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프리먼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인 2020년 단축시즌에 타율 0.341, 13홈런, 43타점, OPS 1.102로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는데, 1루수를 주로 보면서도 지명타자로 2경기에 나선 경력이 있다.

프리먼은 이어 "오타니 말고 다른 선수도 믿기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베츠도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나도 지명타자를 MVP로 뽑는 건 아니라는 생각인데, 그 어떤 지명타자도 오타니처럼 하지는 못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상관없이 팀의 승리에 도움을 준 가장 훌륭한 선수가 MVP가 돼야 한다. MVP란 가장 가치있는 선수(Most Valuable Player)라는 뜻 아닌가. 오타니가 없었다면 우리 팀은 지금 위치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타니를 지지했다.

베츠는 보스턴 시절인 2018년 외야수로 128경기, 지명타자로 3경기에 나가면서 AL MVP를 차지한 바 있다. 타율 0.346, 32홈런, 80타점, 129득점, 30도루, OPS 1.078을 마크했다.

2014년 투수로는 가장 최근 MVP로 선정된 커쇼는 "MVP는 가장 가치있는 것들을 모두 망라해야 한다. 수비가 일정 부문 그 역할을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공격력이 너무 뛰어나면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다. 오타니가 MVP 자격이 있다"고 했다.

팬 그래프는 오타니가 50-50을 달성할 확률을 55.6%로 제시했다. AP연합뉴스

그렇다면 오타니가 50-50을 달성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팬그래프스 벤 클레멘스가 6일 통계적 접근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다저스가 22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오타니가 1경기에 결장한다고 보고 남은 경기들의 장소와 상대팀들의 전력 등 변수들을 집어넣어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수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 결과 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부터 시즌 최종전인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각 경기의 50-50 달성 확률을 도출한 뒤 이들 수치를 합쳐 55.6%를 제시했다. 해당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기는 9월 28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전으로 6.3%로 예상했다. 이어 29일 콜로라도전 6.1%, 2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와 30일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서 이뤄질 확률을 각 5.9%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클레멘스는 '50홈런과 50도루가 모두 채워질 확률은 대략 56%인데, 그게 나에게는 직관을 준다. 난 84%의 정도로 50-50이 달성될 것으로 본다. 도루는 의지에 달린 행위인데, 오타니는 50도루를 반드시 달성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예측 시스템이 제시한 수치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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