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하우스'로 불린 국가폭력 현장…마지막 성병관리소 철거 논란

정한솔 2024. 9. 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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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970~80년대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겠다며, 당시 정부는 성병 관리소를 만들었습니다.

사실상 감금 시설처럼 사용돼 원숭이처럼 갇혀있다며 '몽키하우스'라 불리기도 했는데요.

마지막 남은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방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한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거진 수풀속에 2층짜리 낡은 건물이 보입니다.

창문들은 창살로 막혀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이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입니다.

보시다시피 건물 외벽에는 그래피티 낙서가 있고, 창문도 깨져있습니다.

성병관리소는 미군 부대 근처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 관리를 목적으로 정부가 직접 운영했습니다.

7개 방에 140명을 수용할 수 있었는데,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도 없이 수용돼 사실상 감금시설처럼 사용됐습니다.

15살때 숙식제공 일자리라는 말에 속아 기지촌에 들어왔던 김모 씨도 이 곳에 수용됐습니다.

[김 모 씨/성병관리소 피해자 (음성변조)] "(성병에)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몰라도 의사가 "낙검(검사 떨어졌다)" 이렇게 하면 그냥 가는 거야. 매독이었는지 임질이었는지 그거는 말 안 해주고…"

성병 치료를 내세웠지만,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기준치 10배 넘게 투입해 숨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 모 씨/성병관리소 피해자 (음성변조)] "그거 맞고 너무 아파서 막 기다시피 방에 들어가고…죽은 사람도 있었다고 하고 또 기절해서…"

1973년부터 23년 동안 매년 여성 수천 명이 이곳을 거쳐갔고, 전국에 40곳 넘었던 성병관리소는 이제 동두천에 한 곳만 남아있습니다.

동두천시는 이곳을 철거하고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오늘 시의회는 철거 예산안도 통과시켰습니다.

[동두천시청 관계자 (음성변조)] "관광 시설, 온천이나 상가 이런 것들이 들어올 예정으로 있습니다. 정확한 계획은 아직…"

반면 피해여성들과 시민단체들은 국가가 여성에게 가했던 인권유린을 기억하기 위해, 성병관리소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은진/기지촌 여성단체 '두레방' 원장] "국가가 기지촌 위안부에 가했던 젠더 폭력의 재발 방지를 위한 기억·기림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법원도 국가가 성매매를 정당화하고 조장해 인간 존엄성을 침해했다고 인정한 만큼 이를 기록 보존할 필요성도 크다는 겁니다.

피해여성들과 시민단체들은 UN에 성병관리소를 기억과 추모의 장소로 보존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해달라는 내용의 특별 진정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우성훈 /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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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우성훈 / 영상편집: 임혜민

정한솔 기자(soley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34526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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