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도 위험성 몰랐다"…KB증권 사내 설명회 녹취·교육자료 보니
국내 금융사들이 뉴욕 맨해튼의 호텔 펀드에 1천억원 가까이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이 났단 소식,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펀드 상품을 판매한 KB증권 직원들조차 투자금을 모두 날릴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상품인지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금융사가 위험성 교육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정해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KB증권이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페이스북 유럽 본사에 투자하는 펀드 투자자를 모은 건 지난 2019년.
건물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금 680억원을 사실상 모두 날린 상황입니다.
상품 위험성을 당시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투자자가 항의하자 KB증권 직원은 이렇게 답합니다.
[이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지난 7월) : 건물 가격이 내려갔을 때 100% 손실 날 위험이 있다 이런 설명은 없었잖아요.]
[유모 씨/KB증권 직원 (지난 7월) : 저도 사실 회사에서 나온 자료만 믿고. 회사를 믿고 00 님께 안내를 드렸잖아요. 저도 피해자라면 또 피해자인데.]
비슷한 시기 370억원을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이 난 '맨해튼 호텔펀드'.
취재진은 해당 상품을 팔기 전 KB증권 김 모 이사가 일선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 녹취를 입수했습니다.
[김모 씨/KB증권 이사 (19년 2월) : 미국 내 모든 금융기관이 줄을 서요. '저 대출해 드릴게요.' 줄을 세웁니다. 우리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확실합니다.]
직원들에게 위험성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합니다.
[김모 씨/KB증권 이사 (19년 2월) : 공사만 다 끝나면 저희는 LOC(대출의향서)가 있어서 바로 저희는 연장 없이 바로 그냥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고. 1만 분의 1, 1억 분의 1 뭔가가 발생했을 때 상환이 안 되면 부도가 나는 거잖아요. 그런 케이스는 굉장히 희박하다 말씀드릴 수 있고.]
김 이사의 이런 설명과는 달리 실제로 부도가 난 겁니다.
KB증권은 "사내방송교육과 상품제안서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상품 위험성을 알리는 절차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내부 상품제안서엔 7개 분야에 걸쳐 위험성 분석이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직원 교육을 위한 내부 자료엔 담기지 않은 거로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한 KB증권 직원은 "회사에서 상품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실 판매 원인을 개인 책임으로 돌릴까 두려워 설명회 내용을 녹음했고 직원들과 공유했다"고도 했습니다.
위험한 해외 부동산 펀드를 팔면서 금융사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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