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부재가 패인”…‘졸전’ 홍명보호에 전문가들 비판
10일 오만전도 우려 커져
“젊은 자원 기용도 방법”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서 졸전 끝에 겨우 승점 1씩 나눠 가진 홍명보호에 대해 축구 전문가들이 “좌우 전환이 되지 않은 건 코칭스태프의 전술적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축구 전문가들은 홍명보호의 첫 경기가 사실상 ‘참패 수준’이라고 정의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팔레스타인은 같은 조의 다른 중동 팀에 비해서도 객관적 전력이 열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내용을 떠나서 반드시 승점 3을 가져왔어야했다”며 “승점 1에 그쳤기에 진 거나 다름없는 최악의 결과”라고 혹평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4-4-2 포메이션과, 이전과 똑같은 경기전술을 들고나왔다. 상대의 수비적인 형태를 어떻게 파훼할 지 게임 플랜을 세세하게 마련했어야 했다”며 “전반전에 적어도 2골은 넣었어야 했지만 유효 슈팅이 1개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박찬하 SPOTV 해설위원은 “실망감과 분노 등 감정을 떠나서 당황스러운 경기였다”며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 사령탑이 됐지만 그래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결과는 가져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문성 한국프로축구연맹 해설위원 역시 “결과는 물론, 경기력 자체도 유럽파를모두 불러들여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에서 그런 모습을 보인 건 믿기 어려운 경기”라고 말했다.
이들은 좌우 전환의 속도가 현저히 느린 게 저조한 공격력의 원인이라고 봤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빌드업의 템포, 좌우 전환의 속도는 무조건적으로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지현 위원 역시 “손흥민(토트넘)은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 붙어 있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누비는 프리 롤 역할을 부여받았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손흥민에게 두 명 이상의 수비를 붙이는 만큼 손흥민을 미끼로 반대쪽에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패턴이나, 1차 빌드업에서 좀 더 빠르고 직선적인 공격으로 바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공격 루트를 준비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팔레스타인이나 오만 등의 단단한 수비벽을 뚫기 위해서는 상대의 균열을 유발할 수 있는 과감한 스쿼드를 기용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복귀 후 첫 A매치를 맞아 안정 속에서도 변화를 택한 명단을 발표하며 강원FC의 황문기와 양민혁을 비롯해 이한범(미트윌란), 최우진(인천) 등 새 얼굴을 발탁했다. 그러나 이날 팔레스타인전 출전 선수 명단엔 토트넘 입단을 확정한 양민혁(18)과 최우진(20), 이한범(22)의 이름을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한준희 위원은 “견고한 수비를 펼치는 상대와의 경기에서는 안정성보다는 좀 더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자원을 위주로 기용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지현 위원 역시 “조직적인 수비를 펼치는 상대와 만날 땐 체력적으로 많이 뛸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나 현재 폼이 좋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로 예정된 오만 원정에 대해서도 우려를 쏟아냈다. 장지현 위원은 “계속 비슷한 형태로 가게 된다면 앞으로 중동 팀들과 경기가 상당히 힘들어질 것”이라며 “선수들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골을 넣어줘야 하지만, 코칭스태프 역시 선진 전술을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문성 위원은 “오만이 1차전에서 이라크에 0-1로 지긴 했지만, 내용 측면에서는 오만이 훨씬 좋았다”며 “전술은 물론 또다시 시차 문제가 걸린 중동 원정 경기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찬하 위원도 “우리는 이미 중동 팀들에 교보재 같은 경기를 보여줬다”고 우려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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