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SML 구형장비도 수출통제…미국 압박에 '줄타기' 결정

신승이 기자 2024. 9. 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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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현지시간 오는 7일부터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구형 장비에 대해서도 수출 시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레이네트 클레이버르 통상개발협력 장관은 현지시간 6일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EU) 역외 국가로 수출할 때 정부 허가가 필요한 반도체 장비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수출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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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현지시간 오는 7일부터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구형 장비에 대해서도 수출 시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레이네트 클레이버르 통상개발협력 장관은 현지시간 6일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EU) 역외 국가로 수출할 때 정부 허가가 필요한 반도체 장비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수출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레이버르 장관은 "DUV 장비는 다른 국가의 기술과 결합해 첨단 반도체 생산이 가능하다"며 "결과적으로 첨단 군사적 장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네덜란드 안보에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네덜란드가 미국 대신 ASML의 구형 액침식 심자외선 노광장비인 NXT 1970i와 NXT 1980i의 중국 수출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미라고 로이터 통신은 해설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9년부터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지난해 9월부터는 신형 DUV 장비에 속하는 NXT 2000i 이상급 모델에 대해서도 정부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전 모델인 NXT 1970i, NXT 1980i 두 장비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를 비롯한 동맹국에 대중 수출통제 확대를 압박해온 미국이 지난해 10월 이른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앞세워 이들 두 장비 수출을 자체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FDPR는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 등을 조금이라도 사용했으면 수출 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 규칙입니다.

그러자 네덜란드 의회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일방적 수출통제가 네덜란드 주권에 영향을 준다는 불만이 나오는 등 한동안 동맹 간 불화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로서는 미국의 거듭된 압박을 받아들여 중국 견제에 동참하면서도 주권 침해라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통제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자국 대표 기업인 ASML의 반발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달 30일 수출통제 확대와 관련, ASML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클레이버르 장관도 이날 "정부는 제품별로 수출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전면적인) 수출 금지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ASML는 "앞으로는 NXT 1970i, NXT 1980i 선적 시 미국 정부 대신 네덜란드 정부에 수출 허가서를 내야 한다"며 기술적 변경인 만큼 올해 실적 전망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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