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 때 손동작 주의”… 서울우유, 논란 차단하려다 ‘여혐’ 역풍
국내 우유 시장 1위 ‘서울우유’가 제품 체험단에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을 주의해달라”는 안내문을 전달해 여성혐오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우유 측은 안내문에서 이 표현을 삭제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3일 자사 그릭요거트 제품 홍보에 참여할 인플루언서를 모집하면서 여러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이 안내문에는 의약적 효능을 언급하지 말고, 타사 제품과 비교하지 말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중 논란이 된 건 “요거트 뚜껑을 열거나 패키지를 잡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 사용주의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다. 이 안내문을 읽은 네티즌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는 ‘집게손’ 모양을 언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집게손은 최근 젠더갈등의 중심에 선 표현이다.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집게손이 남성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상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이런 주장에 대해 “일상적인 손동작의 의미를 왜곡하고 검열한다”는 반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우유가 집게손을 암시하며 주의하라고 안내하자, “남성들의 주장을 의식해 오히려 여성혐오를 한다”는 비판이 불거진 것이다. 네티즌들은 사이에선 “집게손을 안 쓰면 물건을 집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요거트를 열 때 주먹으로 열어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우유의 과거 여성혐오 논란도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2021년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를 게시했다가 여성혐오라는 비판이 일자 “불편을 느낀 모든 소비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온라인에서 영상을 삭제했다. 2003년에는 신제품 요구르트를 홍보하기 위해 여성 모델들이 몸에 요구르트를 뿌리는 누드 퍼포먼스를 해 뭇매를 맞았다. 당시 마케팅 직원은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우유는 지난 5일 온라인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손동작’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삭제했다. 서울우유 측은 “인플루언서들이 사진을 올릴 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게 조심해달라고 가이드라인을 얘기했던 것”이라며 “모든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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