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만큼 유명해진 영덕고 축구부, “국가대표 배출 목표” 최호관 감독의 야망
[스포탈코리아=경북 영덕] 이현민 기자= “최근에 대게만큼 영덕고 축구부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져서 뿌듯합니다.”
영덕군 관계자, 영덕 강구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축구부심’, ‘영덕고부심’이 대단했다.
경상북도 영덕은 축구 도시다. 신태용(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박태하(포항스틸러스), 김도균(서울이랜드), 김진규(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명주(인천유나이티드), 손준호(수원FC), 전은하(수원FC위민) 등 굵직한 선수들을 대거 배출했다.
축구 명맥을 전교생이 170명에 불과한 영덕고등학교가 이어가고 있다. ‘영덕 토박이’ 최호관 감독이 영덕을 넘어 전국에서 지도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축구계 레전드들도 연신 엄지를 치켜세우며 영덕고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영덕고는 지난달 2일 고성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61회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결승(청룡기)에서 울산 학성고등학교를 3-2로 누르고 창단 42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3일 영덕군민운동장에서 월드컵레전드FC(대표 김주성) 자선 행사가 개최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2024 영덕 풋볼 페스타’는 축구 전문 미디어 베스트일레븐(발행인 박정선)이 주최하고 영덕군(군수 박광열) 후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를 비롯해 (유)싸카, 아영FBC, 호텔더포라스위츠, 시즈노프, brg, 오프사이드, 알로인스가 협찬한다. 현역 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월드컵 레전드 20명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월드컵레전드FC는 영덕의 자랑인 영덕고를 초청해 후원금을 전달했다. 영덕고 최호관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이병윤 수석코치, 김진석 코치), 선수단이 참석해 레전드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서 마주한 최호관 감독은 “축구부 창단 후 첫 우승을 했다. 이렇게 많은 축구계 관계자와 선배님들이 축하를 해주셔서 더욱 뿌듯하다. 영덕고 교장선생님(손동주)을 포함해 교직원들, 영덕군수님, 영덕군 체육회장님, 영덕군축구협회장님, 영덕고 축구부 후원회장님까지 모두 응원하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 큰 힘이 됐다”며 공을 돌렸다.
한 달이 지났지만, 축구계에서 ‘영덕고 우승’은 아직 ‘핫’하다. 원동력을 묻자, 최호관 감독은 “아마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 중에 유일하게 1학년 때부터 신입생을 뽑아 3학년까지 가는 시스템이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올라간 선수가 11명 중에 9명 정도 된다”면서, “결승까지 7경기를 했는데, 5경기가 역전승이었다. 앞서 2월 춘계 대회 때는 4경기가 역전승이었다. 동계훈련을 하면서 대학교와 연습 경기를 많이 했다. 한두 골 먹어도 역전하거나 최소 비겼다. 청룡기 결승도 2골을 먼저 먹었는데, 전반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충분히 할 수 있다. 결과만 생각하고 해보자’는 말을 해줬다. 그렇게 우승할 수 있었다”고 한 달 전 감동의 순간을 떠올렸다.
영덕은 좋은 선수와 좋은 지도자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현재 국가대표팀 김진규 코치는 최호관 감독과 어린 시절 함께 공을 찼던 ‘절친’이다.
그는 “참 아이러니하다. 친구인 (김)진규도 그렇고, 박태하 감독님, 신태용 감독님, 김도균 감독님도 이곳 출신이다. 바다 지역인데다 공기도 좋고 체력적으로 잘 뛰어서 그런가, 나도 미스터리하다. 파헤쳐 보고 싶다”고 웃었다.
후배들도 이런 영덕의 축구 DNA를 받고 있는 듯하다. “훈련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다. 운동장을 포함해 주위에 산, 바다, 체력 훈련을 하기 안성맞춤이다. 클래식한 훈련이 나쁜 게 아니라 갖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모래사장, 산을 뛰면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영덕 인구는 3만 5천 명에 불과하다. 소도시에서 축구로 전국을 제패한다는 건 쉽지 않다. 최호관 감독은 “아이들 3명 중에 1명은 축구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요즘 분위기가 축구로 반드시 성공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후에 전문성을 갖고 지도자, 행정가, 에이전트까지 할 수 있는 게 많다. 부모님들이 ‘꼭 축구선수로 성공을 하자’는 그런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영덕고 우승 직후 군 곳곳에는 수백 개의 걸개가 걸렸다. 지금도 많이 볼 수 있다. 최호관 감독은 “예전 같았으면 군부대를 동원해서 카퍼레이드를 했을 거다. 청룡기가 끝나고 왕중왕전에 바로 나서다 보니 쉴 시간이 없었다. 우승 후 지역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예전에 침체됐었는데, 우리가 준우승을 5~6회 하다 보니 주목 받기 시작했다. 영덕에서 영덕고가 메인이 된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태도 좋은 선수가 성장한다.’
영덕고 운동장에 붙은 메시지다. 기본을 강조한다. 최호관 감독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운동장에 태도 좋은 선수가 성장한다는 걸개가 있다. 태도와 인성 두 가지를 강조한다. 아이들이 두 가지만 지켜 준다면 축구로 성공 못하더라도 사회에 나가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 슬로건에 맞게 모든 훈련에서 아이들의 태도가 좋다. 학교 선생님들도 좋아하신다”고 강조했다.
최호관 감독은 영덕고를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명확한 야심을 드러냈다.
“우승을 했다고 부담은 안 된다. 우승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했다. 신입생 경쟁률은 4대1이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이 됐다. 성적의 압박보다 모든 구성원이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향후 대표 선수를 배출하고 싶다. 국가대표에 영덕고 출신이 3명 정도 뛰면 좋겠다. 태도가 좋고 훈련도 열심히 하고 개인 능력까지 갖춰 발전한다면 프로에서도 영덕고 출신들이 분명 인정받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한다. 이미 대학 경기를 지켜보면 ‘쟤 영덕고 출신이잖아’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제자들이 날갯짓을 하길 바랐다.
마지막으로 최호관 감독은 지금보다 더욱 발전하고 견고한 팀이 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축구부에 대한 투자가 더 이뤄졌으면 한다. 외부에서는 우리가 엄청난 투자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신다. 실제로 그 정도는 아니다. 다른 곳과 비교하면 10분의 1정도다. 올해 우승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군수님, 체육회장님까지 영덕군 내에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느 정도 약속을 하신 부분도 있다”며 끝맺음했다.
사진=스포탈코리아, 대한축구협회, 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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