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역대 최저" 대통령의 자화자찬과 청년의 쓴웃음
윤 대통령 “실업률 최저 수준”
체감하지 못하는 청년층 숱해
청년 고용률 하락 일자리 질 악화
1년도 보장받지 못하는 일자리들
청년층 위한 특단 고용대책 필요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우리 경제가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겐 '딴 세상' 이야기나 다름없다.
윤 대통령의 발언대로 실업률이 하락한 건 맞지만 고용률도 함께 떨어졌고, 일자리의 질質도 악화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실업률은 2.5%로 전년 동기(2.7%)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청년(15~29세) 실업률 역시 6.0%에서 5.5%로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청년 고용률도 함께 하락했다. 청년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떨어진 46.5%를 기록했다. 청년 취업자 수 역시 1년 새 3.7%(14만8468명) 감소한 379만1005명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수는 230만620명으로 전년 동기(246만1283명) 대비 6.5%나 감소했다. 청년 상용근로자 수가 줄어든 건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연속이다.
반면 임시근로자 수는 111만3320명에서 113만9482명으로 2.3% 증가했다. 임시근로자는 고용 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고용계약설정자'와 1년 미만의 사업에 고용된 '고용계약미설정자'를 포함한다. 1년도 채 보장받지 못하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늘었다는 거다.
청년 자영업자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지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용원이 있는 청년 자영업자 수는 1년 새 11.3%(4만8253명→4만2786명) 감소한 반면, 고용원 없는 '나홀로 청년 자영업자' 수는 1.2%(14만9564명→15만1471명) 증가했다. 정부가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외치는 동안 청년들의 삶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면서 "특단의 고용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시각이나 발언이 현 상황과 어긋날 때가 많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실업률 자찬 논란에 이어 최근엔 '비상진료체계 원활한 가동'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렸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단순히 일자리 지표가 개선됐다고 해서 실제 청년들의 삶이 나아진 건 아니다"면서 말을 이었다. "청년 구직 포기자가 증가하고 있고, 자영업자 폐업률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고, 대통령실에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 많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려면 정책 결정자가 현장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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