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강제징용, 가슴아프게 생각" 윤 대통령 "좋은 유산 남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기시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즉 김대중 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대 정부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있단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은 "강제징용 관련해서 자신은 당시 가혹한 환경 아래 대단히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확인했다"며 "작년 3월 윤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린 후 양국 교류와 상호 이해가 증진된 것을 매우 반갑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여전히 양국 간 어려운 현안이 존재하나, 발전과 전향적 자세로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며 "양국 미래 평화 번영을 위해 지도자가 해결해 나가야 한다. 미래 세대가 교류하고 협력하는 게 중요하며,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양국이 미래세대에게 좋은 유산을 남겨주도록 힘 모으자고 했다"며 "기시다 총리는 다음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관계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양국은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해 제3국에서 양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협력 각서는 작년4월 수단 쿠데타 발생 시 그리고 10월 이스라엘 하마스 사태 발생 시 한일 양국이 재외국민 긴급 철수를 위해 협력한 사례를 기초로, 우리측이 먼저 한일 간 공조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총 8개 항으로 이뤄진 각서의 구체 내용은, 제3국에서 위기 발생 시 양국이 자국민 철수를 위한 지원과 협력을 위해 협의하고 평시에도 위기관리 절차, 연습, 훈련에 관한 정보와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등 제3국내 자국민 보호와 관련된 양국 간 협력 사항을 담고 있다.
김 차장은 "각지에서 정정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는 한일 양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 차장은 "연간 천만명에 이르는 한일 국민 간 왕래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보다 더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양국 간 출입국간소화와 같은 인적교류 증진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전입국 심사제도는 국내 공항에서 일본 입국 심사를 미리 할 수 있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일본 법무성은 사전입국 심사제도에 대한 실무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입국 심사제도 도입은 기시다 총리가 먼저 언급했다고 한다.
또 김 차장은 "우리도 일본과 협의에 응하려 준비 중인데 일본은 진도가 많이 나간 것 같다"면서 "한국 사람이 더 많이 일본 공항 입국장에 들어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것을 해소하고자 출국 전에 입국 심사도 병행하는 사전입국 심사제도를 일본이 먼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협의하게 되면 상대방 국가에 파견해 생체 정보 시스템 구축해 출국 전 입국 심사를 마치도록 일본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일본 총리와 이날 대통령실에서 오후 3시 35분부터 약 1시간 4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정상회담은 지난해 복원한 한일 셔틀 외교 취지에 따라 성사됐다.
이날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기시다 총리와 갖는 12번째 양자 회담이자, 올해 들어 3번째 한일 정상회담이다.
양 정상은 그동안 함께 이룬 한일 협력 성과를 돌아보고,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정세, 한미일 협력, 인태 지역을 포함한 역내 및 글로벌 협력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양 정상은 먼저 45분간 진행된 소인수 회담에서 북한,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2023년 미국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협력 체계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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