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자 단톡방 화재 사진 보고 현장으로 뛰어 간 아빠들 ‘표창’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현장으로 뛰어 가 소화기로 진화에 나선 아파트 주민들이 표창을 받았다.
불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2분쯤 인천시 계양구 오류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2층에서 발생했다.
입주자대표 회의를 위해 관리사무소에 모여 있던 박모(59)씨가 회의에 앞서 휴대전화를 진동모드로 바꾸려고 하는 순간, 지하 주차장 차량에 불이 붙은 사진 2장이 화면에 표시됐다. 아파트 주민 1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톡방에 ‘119에 신고했다’는 내용과 함께 화재 사진이 공유된 것이다.
박씨가 “주차장에 불이 났다”고 알리자, 모여 있던 채모(45)씨 등 주민 3명이 바로 250m 정도 떨어진 현장으로 뛰어가 소화기를 들었다. 박씨는 재차 119에 신고했고, 소방서와 통화하며 정확한 화재 위치 등을 안내했다.
현장으로 뛰어간 주민들은 소화기를 13대나 사용하며 진화에 나섰고, 그러는 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도착했다. 소방 당국은 장비 20여 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20여 분 만에 불을 껐다.
박씨는 “화재 사진을 보는 순간, 지난달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화재 모습이 머릿속에 스치면서 빨리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함께 있던 분들도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현장으로 뛰어갔던 채씨는 “일단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다른 주민분들과 함께 소화기를 분사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채씨를 비롯해 현장에서 소화기를 뿌렸던 주민들은 연기를 마셔 며칠간 통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어린 자녀를 키우는 아빠들이었다. 단톡방에 처음 화재 사진을 올린 김모씨는 남편과 함께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차량 진입을 통제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인천 계양소방서는 6일 박씨와 채씨 등 5명에게 화재 특별유공 시민 표창장을 전달했다. 초기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화재 확산을 막은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김희곤 계양소방서장은 “주민분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화재가 초기에 쉽게 진압될 수 있었다.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주민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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