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인수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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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동화 부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한온시스템 인수 거래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초 한온시스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MOU)를 한앤컴퍼니 측과 맺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최종 확보하기 위해선 각국 정부에서 기업 결합 승인을 받는 등 넘어서야 할 난관이 연이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난감한 문제로는 인수 가격의 적정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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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노조는 현장실사 막아
전기차 캐즘 실적 우려까지
글로벌 전동화 부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한온시스템 인수 거래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최장 10주간에 걸쳐 끝마치려고 했던 한온시스템에 대한 현장 실사는 노조의 방해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전기차의 신규 수요 둔화 여파로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 전략을 늦추면서 한온시스템의 미래 성장동력 또한 흔들리고 있다. 그사이 한온시스템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10여 년 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한온시스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지분의 '제값'을 두고 인수자인 한국타이어와 매각자인 한앤컴퍼니 간 인식 차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양측은 지난 7월 26일을 협상 기한으로 정했지만, 이로부터 6주가 지난 현시점까지도 논의를 매듭짓지 못했다. 한국타이어는 본계약 체결을 위한 선행 조건들이 계획대로 마무리된다는 전제하에 유상증자 대금을 지난 8월 3일에 납입하기로 했지만, 현재로선 기약이 없는 상태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초 한온시스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MOU)를 한앤컴퍼니 측과 맺었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주식의 절반인 1억3345만주를 약 1조3679억원(주당 1만250원)에 매입하고, 추후 6514만여 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3651억원(주당 5605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분율을 50.53%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가 2015년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1조8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지분 19.49%를 확보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최종 확보하기 위해선 각국 정부에서 기업 결합 승인을 받는 등 넘어서야 할 난관이 연이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난감한 문제로는 인수 가격의 적정성이 꼽힌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구주·신주 1억9859만여 주를 확보하는 데 투입하는 금액은 1조7330억원이다. 주당 매입 단가는 8726원꼴로, 이날 한온시스템 종가(4095원)보다 113% 높다. 신주 발행가액은 MOU를 맺은 당시 기준 주가를 반영해 5605원으로 정했지만, 이 역시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37%의 프리미엄(웃돈)이 더해진 셈이다.
MOU 당일 종가(6490원)를 기준으로 계산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구주·신주 합산 기준 34%였지만, 불과 4개월여 만에 3배 이상 불어났다. 수익성 개선이 지지부진하고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한온시스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전 세계 차량용 열관리(공조) 시장에서 일본 덴소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과거 생산능력 증설과 해외 기업 인수 등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했던 한온시스템은 현재 비효율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공장 운영 효율성 합리화, 공급망 최적화, 원가 절감 등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한온시스템의 설비 가동률은 전년보다 1%포인트 낮은 70% 수준에 머물렀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 전략을 늦추고 있다는 점도 한온시스템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안으로 한온시스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협상은 원칙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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