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사우디행은 안되고 32살은 되나?”···베르바인도 발끈 “쿠만 밑에선 나도 국대 안가”
“20대에는 가면 안되고, 32살에는 되나? 이적 문제에 대해 내게 전화라도 했나?”
로날드 쿠만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한 스티븐 베르바인(27·알이티하드)을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자 베르바인도 맞받아쳤다. 자신과 전혀 소통 하지도 않고 사우디 이적 자체만 놓고 대표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쿠만 감독 밑에서는 자신도 축구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베르바인은 6일 네덜란드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성실한 국가대표 감독이라면 분명히 내게 먼저 (대화를) 시도해 볼 것이다. 그와 함께한 잊지 못할 순간이 있었는데, 이번엔 나를 실망시켰다. 쿠만 감독 밑에선 더이상 축구를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베르바인은 최근 이적료 2500만 유로(약 370억원)로 아약스를 떠나 알이티하드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연봉은 750만파운드(약 130억 원)로 추정된다.
쿠만 감독은 아직 20대인 베르바인의 사우디행이 선수로서의 발전 욕심 대신 돈만 보고 내린 결정으로 본 듯하다. 쿠만 감독은 지난 4일 “베르바인은 어린 나이에 사우디로 이적했다. 이는 야망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그의 이름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베르바인도 내가 이렇게 말할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PSV 에인트호번에서 프로 데뷔한 베르바인은 2020년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까지 밟았다. 하지만 경쟁에서 밀려 2022년 7월 아약스로 떠났다. 그는 아약스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두 시즌 동안 14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활약 덕에 네덜란드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2022 카타르 월드컵과 유로 2024에 참가했다. 그러나 이번 사우디 이적으로 쿠만 감독의 눈에서 벗어나며 향후 대표팀 발탁이 어렵게 됐다.
다만, 쿠만 감독의 발언에도 다소 어폐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역시 지난해 9월 사우디로 이적한 조르지니오 베이날둠(알 에티파크)은 이후에도 계속 대표팀에 뽑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쿠만 감독은 베이날둠의 선택은 돈이 아닌 좌절감 때문이라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바인에 대해서는 당사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사우디 이적 자체만으로 대표팀에서 제외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르바인도 “그가 전화를 했다면 내 얘기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26살이다. 그렇다면 32세에 사우디 가는 건 괜찮나? 나는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있고, 내 선택에는 100% 문제가 없다. 새 클럽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베르바인이 쿠만 감독의 공개 저격에 반응했지만 네덜란드 대표팀과 완전히 인연을 끊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르바인은 “이적 후에도 대표팀에 문을 닫지 않을 것이며 네덜란드 팀원들은 나를 언제나처럼 지지할 것이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은 내게 축복을 줬고 모두가 나 때문에 기뻐했다. 그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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