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청약’ 민낯 드러내 “10명 중 7명이 위장 전입”, 이러니 어떻게 ‘공정 경쟁’?

4년간 부정 청약 1,116건 적발해
이중 위장전입 778건.. 70% 육박
“청약 질서 붕괴” 전수조사 시급

아파트 등 공동주택 부정 청약자 10명 중 7명이 ‘위장 전입’ 수법을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상 청약 점수를 높이기 위해 있지도 않는 부양 가족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청약 때 전수조사 등을 통해 피해 차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공급 질서교란 행위 적발 현황에 따르면 2020~2023년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적발한 부정 청약은 1,116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위장 전입’ 사례가 778건(69.7%)으로 가장 많고 당첨 가능성이 높은 청약통장이나 자격을 ‘매매’한 경우가 294건(26.3%), ‘위장 결혼·이혼·미혼’이 44건(3.9%) 등 순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불법 전매’와 ‘공급 질서 교란’ 등으로 인해 경찰이 적발해 국토부로 통보한 건수도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1,85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세부적으로 ‘불법 전매’가 503건, ‘공급 질서 교란’이 1,347건이었습니다.

청약 경쟁을 악용한 위장 전입은 단순한 편법이 아니라, 주택법이 규정한 불법 행위입니다.

실제 주택법 제64조에서 청약 이후 불법 전매를 제한하고 있고 제65조는 조합원 지위와 청약통장 양도 등 공급 질서 교란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부정청약과 불법 전매 등이 적발될 경우에는 형사처벌과 주택 환수, 향후 10년간 주택청약 제한 등 조치가 취해집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정작 수사기관에 적발된 건수 중 계약취소 또는 주택환수가 완료된 경우는 627건(33.9%) 정도에 그쳤습니다. 대부분 부정청약 건이 재판 중이거나 ‘선의의 매수인’이란 이유로 취소 불가능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법적 허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로,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청약 대기가들이 떠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장 전입은 가점 시스템을 악용하는 대표적 수법으로 꼽힙니다. 청약 가점제에서 ‘부양가족 수’가 중요한 요소인 만큼, 부양가족을 허위로 늘리기 위해 주소만 옮기는 꼼수를 동원하는 방법입니다. 이로 인해 정당하게 청약에 나선 수많은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는 실정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서울의 한 아파트 청약에서 가점 만점(84점)을 받은 청약자가 여러 명 등장하면서 위장 전입 의혹이 제기돼 국토부가 일제 조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복 의원은 “위장 전입의 경우 부양가족 인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단순히 가점을 높이는 수단이 아니라 공정한 청약 경쟁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국토부가 이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