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 야유만 들렸던 상암벌, 여전히 따가운 시선…관중석에서 봤습니다 ①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첫 경기. 취재 기자석이 아닌 관중석에서 바라봤다. 구석구석 비어있는 관중석이 현재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 홍명보 감독에 대한 반응이었다.
축구국가대표팀 경기는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는 스포츠 행사 중 하나다. 과거부터 꾸준히 축구를 챙겨보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A매치 혹은 월드컵 기간이 되면 ‘붉은악마’가 되어 목청껏 축구대표팀을 응원한다.
현재 대표팀은 최고 황금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 중심을 잡고 있고, 이제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슛돌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소’ 황희찬(울버햄튼), 없어서 안될 살림꾼 이재성(마인츠), 중원의 핵심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해외에서 각 소속팀 핵심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하지만 한국축구 내부 시스템 또한 황금기로 향해가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1년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지만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부터 홍명보 현 감독까지 명확하지 않은 감독 선임 과정에 팬들의 분노는 계속해서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롭게 꾸려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다. 제시 마치(현 캐나다), 헤수스 카사스(현 이라크), 거스 포옛, 다비트 바그너 등 숱한 외국인 감독 후보군이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됐다.
공정성 및 특혜 논란부터 시즌 도중 K리그 감독 빼오기 등 팬들이 비판은 이어졌고, 홍명보 감독 또한 그동안 피력했던 거절 의사를 하루 만에 뒤바꾼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으며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홍명보 감독 선임 취소는 없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을 확정한 뒤 이사회 승인을 빠르게 받았고, 코치진 구성까지 마치며 9월 A매치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일정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따가웠다. 기대와 지지보다는 아유만 쏟아져 나왔다.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맞춰 선발 선수가 호명될 때 뜨거운 함성과 환호를 받았던 선수들과 달리 홍명보 감독에게만 ‘우~’하는 야유 소리만 나왔다. 특히 가장 많은 인기를 자랑하는 ‘주장’ 손흥민 다음 호명되면서 상반된 느낌을 자아냈다.
경기 도중에도 이는 이어졌다. 전광판에 홍명보 감독의 모습이 잡히면 ‘우~’하는 팬들의 야유가 이어졌고, 곧바로 선수들의 얼굴이 포착되면 ‘와~’하는 환호와 박수까지 나왔다.
그러면서 팬들은 ‘홍명보 나가라’, ‘(홍)명보야 이게 맞냐’ 등의 목소리를 높였고 공식 서포터스 석에서는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등의 구호와 함께 ‘피노키홍’, ‘한국축구의 암흑시대’, ‘축구협회 가지가지 한다’, ‘선수는 1류, 협회장은?’ 등의 걸개를 경기 시작과 함께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11개월 만에 6만명이 넘지 못했다. 공식 관중 집계수는 5만 9579명, 미판매 잔여석만 4600석 가까이 됐다. 특히 경기장 코너 부근 자리는 휑했다. 해당 자리는 경기 관람에 있어 경기장을 대각선으로 봐야 해 가장 인기 없는 자리 중 하나지만,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는 일부 채워져 있던 경기도 있었다.
더욱이 관중석 2층(위에층)은 경기장과 붙어있는 1층에 비해 빈자리가 보였다.
이렇듯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차가운 시선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이날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과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응원했던 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선수들과 마주하게 됐고, 끝에는 다시 한번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 구호가 외쳐졌다.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 3차 예선의 첫 경기이자 부임 후 첫 경기였던 홍명보 감독은 계속되는 비판을 잠시나마 가라앉힐 수 있던 기회마저 놓치게 됐다.
[상암(서울)=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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