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병환은 이복현의 경솔한 입에 책임 있다

박은경 2024. 9. 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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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냉·온탕 말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침묵이 부른 혼란은 상당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1월 27일에는 "고금리 지속으로 서민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며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금융위가 이 원장의 경솔한 입을 수수방관해 시장의 질서를 흐렸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 원장의 범죄자와 피해자를 가르는 듯한 흑백논리식 소통법이 금융시장의 질서와 자유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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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냉·온탕 말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침묵이 부른 혼란은 상당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1월 27일에는 "고금리 지속으로 서민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며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올해 7월 2일엔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가 가계부채 문제 문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7월 이후 한 달 새 20번이 넘도록 금리를 올렸다.

그러더니 돌연 지난 8월 25일엔 "금리 인상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비 금리 정책을 에둘러 주문했다. 은행들도 유주택자 대출 제한과 같은 비 금리 대출 정책을 내놓으며 반응했다.

하지만 10일 만인 지난 4일 "유주택자는 무조건 (대출이) 안 된다고 하는 건 금융감독원과 공감대가 없던 것"이라며 은행들을 직격했다.

기자수첩. [사진=아이뉴스24 DB]

은행들은 부랴부랴 이 원장의 변덕을 달래기 위해 유주택자에게도 전세대출과 대환대출을 열어두며 나름대로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속내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 원장이 언제 또 말을 바꿔 은행을 방패막이로 쓸 수 있다는 걱정이다.

오죽하면 한 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당국이 나중에 말을 바꾸지 않는다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토로할 정도다.

6일 드디어 김 위원장이 나타났다. 은행들을 달랜다고 "은행의 자율적인 (대출) 정책과 관련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런(책임질) 생각은 할 필요도 없다"고 허둥지둥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한번 무너진 신뢰를 주워 담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당국 수장의 말은 곧 법과 같아서 무게도 남다른 법이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의 사뭇 다른 태도는 은행의 혼란을 부추길 뿐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감원장과 전체 맥락서 같은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8월 이후 은행들을 각각 소집해 사뭇 다른 신호를 줬다는 전언은 파다하다.

오히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 원장에게 주도권을 뺏겼다"는 평가를 자초하며 금융위의 무능함만 드러낸 꼴로 비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금융위원회법) 제18조에선 금감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금융위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가 이 원장의 경솔한 입을 수수방관해 시장의 질서를 흐렸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은행들이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이 원장의 범죄자와 피해자를 가르는 듯한 흑백논리식 소통법이 금융시장의 질서와 자유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법 제2조에선 금융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자유에는 책임이 필요하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스스로 약속한 '은행의 자율'을 배반해서는 안 된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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