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칩 대여 비용, 美보다 中서 더 저렴…"밀수 후 저가·대량 판매"

박광온 기자 2024. 9. 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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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사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여하는 비용이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기업들이 책만 한 크기의 엔비디아 칩을 숨겨 밀수해 오는 방식으로 미국 규제를 우회한 후, 거대한 자국 시장에 저가·대량 판매하는 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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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규모 클라우드 공급업체, 美업체 대비 1.6배 싸게 대여"
[대만=AP/뉴시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사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임대하는 비용이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엔비디아 마크. 2024.09.06.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사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여하는 비용이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기업들이 책만 한 크기의 엔비디아 칩을 숨겨 밀수해 오는 방식으로 미국 규제를 우회한 후, 거대한 자국 시장에 저가·대량 판매하는 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4개의 소규모 중국 클라우드 공급업체는 기본 구성에서 8개의 엔비디아 A100 프로세서가 장착된 서버를 사용하는 데 대해 현지 기술 그룹에 시간당 약 6달러(약 7970원)를 청구한다.

미국의 소규모 클라우드 공급업체는 동일한 설정에 대해 시간당 약 10달러(약 1만3285원)를 청구해, 중국 대비 약 1.6배 비쌌다.

이는 중국 내 엔비디아 칩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고, 중국이 첨단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FT는 보도했다.

실제 AI 칩 리셀러(상품 구매 후 재판매해 수익을 얻는 사람들)와 기술 업계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미국으로부터 수출 통제를 받은 엔비디아의 A100·H100 제품을 비교적 쉽게 조달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8월께 엔비디아 등을 대상으로 최첨단 칩 중 A100·H100 등 특정 칩을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중국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샤오홍슈·타오바오와 같은 온라인 시장에서 A100·H100에 대한 공개 판매 광고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처럼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도 중국에서 엔비디아 AI 칩이 판매될 수 있는 이유는 '밀수'라고 FT는 분석했다.

엔비디아 칩은 책 크기 정도인지라, 밀수업자가 해당 칩을 숨긴 후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 비교적 쉽다.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네시아 무역 상인들은 종종 엔비디아 프로세서 등을 홍콩으로 선적한 다음 국경을 넘어 중국 심천으로 가져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의 자회사 임원들은 일본이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국가에 회사를 설립해 칩을 구매한다고 한다.

이 같은 밀수 과정을 거쳐 중국에 공급된 엔비디아 칩은 소규모 클라우드 공급업체를 통해 상대적으로 값싸게 판매된다.

선전의 화창베이 전자 시장 영업 사원들은 엔비디아의 H100 플러그인 카드에 대해 2만3000달러~3만 달러(약 3060만원~3991만원) 상당의 가격을 제시했다.

해당 제품은 온라인에서 3만1000달러~3만3000달러(약 4124만원~439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그보다 가격이 약 25% 낮게 책정된 것이다.

중국의 한 소규모 클라우드 공급업체 대표는 낮은 국내 비용이 공급업체가 밀수된 엔비디아 프로세서에 지불한 높은 가격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아마존과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규정 준수를 의식해, 소규모 업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한 미국 제재 전문가는 FT에 "미국 국경을 넘어서까지 완전하게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래서 규정에 따라 발송인이 최종 사용자를 조사해야 하며 상무부는 규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회사를 블랙리스트(금지 법인 목록)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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