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영 잡을 수 있을까"…뷰티 전쟁 참전한 무신사
40여 브랜드 참여…'올영 페스타' 대비 절반
여러 존으로 나눠 진행…이동 불편 지적 많아
패션플랫폼 1위인 무신사가 대규모 행사를 열고 뷰티 모객을 본격화했다. 무신사 뷰티에 단독 입점한 신진 브랜드부터 기존에 익숙한 브랜드를 무신사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식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상장을 앞둔 무신사가 뷰티채널 1위인 CJ올리브영과 신경전을 딛고 패션과 연계해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수동 일대를 행사 무대로
무신사는 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대규모 오프라인 뷰티 행사인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는 총 41개 브랜드로, 그중 80%가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다. 무신사는 서울숲과 성수역을 아우르는 성수동 일대 20만평을 뷰티 페스타 무대로 삼았다. 크게 △메인 팝업 공간 △브랜드 제휴 팝업 공간 △이벤트 존으로 나눠 구성했다.
무신사는 40여 개 성수동 로컬숍과 함께 제휴를 맺고 티켓 구매자에게 연계 혜택을 마련해 차별화를 꾀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러쉬 등 뷰티 브랜드숍과 헤어 및 네일숍, 음식점·카페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로컬숍과의 연계를 통해 성수동을 뷰티 페스타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가장 많은 브랜드 부스가 마련된 아이언 빌딩에 위치한 토탈존에선 기초·색조·헤어 및 바디·프래그런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존인 무신사 스퀘어 성수 4에 위치한 포인트존에는 색조·프래그런스 10개 브랜드가 마련됐고, 무신사 테라스 성수에 위치한 맨즈존에는 맨즈 뷰티 5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고객 유입효과도
이날 오전 10시 30분. 행사가 시작된 지 30분이 지난 시각. 토탈존 각 부스에는 방문객들의 대기줄이 통로를 메웠다. 입장권을 사전에 구매한 이들만 이 공간에 들어올 수 있음에도 이미 문전성시를 이뤘다.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뷰티 페스타의 티켓은 매진됐다. 무신사는 일반 입장권은 일반 1만5000원, 얼리버드 입장권은 1만500원에 판매한 바 있다.
이날 만난 방문객 중에는 평소 무신사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들도 많았다. 경기 부천에서 온 원 모(25)씨는 "평소 무신사 뷰티를 이용해본 적은 없는데 친구가 무신사 뷰티 제품을 산다고 해서 동행했다"며 "얼리버드로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박 모(33)씨는 "무신사를 이용하지 않다가 이번 뷰티 행사를 기회로 무신사에서 옷을 샀다"면서 "쿠팡 뷰티페스타 입장료가 100원이었던 것에 비해 무신사 뷰티 페스타 입장료는 비쌌지만 규모가 더 커서 좋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에 입점하지 않고 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개했던 신진 브랜드들을 접한 방문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기존에 유명한 브랜드의 세컨드 브랜드를 단독 론칭하기도 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이 운영하는 세컨드 브래드인 '비긴스 바이 정샘물'이 대표적이다. 또 기존에 익숙한 브랜드지만 패션과 접목해 선보이자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에뛰드'와 '에이이에이이'가 컬래버래이션해 무신사 뷰티에 선론칭한 제품은 이날 품절됐다.
부스 이벤트 참여를 위해선 무신사 내 브랜드 페이지 좋아요 누르기, SNS 채널 추가 등이 필요했다. 무신사 내 좋아요 수에 따라 브랜드 노출이 유리해질 수 있고 추후 할인 등의 마케팅 메세지를 보내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거리낌 없이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올리브영 대항마 될까
이번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무신사의 뷰티시장 공략이 본격화를 알리는 행보로 평가된다. 2020년 4월 무신사 뷰티 서비스를 시작한 무신사는 최근 '무신사 뷰티'를 리뉴얼했다. 단독 상품, 선론칭 제품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걸그룹 에스파 카리나를 앰배서더로 발탁하기도 했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2023년 5월 온라인에서 진행하긴 했지만, 오프라인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무신사 포토팀과 에디터팀 등이 기획·제작한 고퀄리티의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등 패션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뷰티와의 이종 컬래버레이션을 추진하면서 수요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1~8월 무신사 뷰티의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약 94% 증가했다.
다만 무신사 뷰티 페스타와 같은 대규모 오프라인 뷰티 행사가 뷰티업계에서 새로운 일은 아니다. 뷰티 채널 1위인 CJ올리브영은 최근 5년간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연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는 총 79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그에 비하면 이번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 참여한 부스는 올리브영의 절반 수준이다.
더불어 무신사 뷰티 페스타가 '핫플'인 성수동 일대를 활용해 차별화를 도모했지만 아쉽다는 평가도 많있다. 올리브영, 컬리 등은 대규모 행사를 열며 한 장소에서 모든 부스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달리 무신사는 여러 존으로 나눠 부스를 선보였다. 이 탓에 다른 존으로 이동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메인 존인 토탈존에서 포인트존으로의 이동거리는 1.4㎞로, 도보로는 20여 분이 넘게 걸린다. 일부 방문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스를 옮겨 다니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전 모(36)씨는 "올리브영 페스타에 갔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힘들었는데 여기에 오니 비교적 쾌적하게 부스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며 "다만 참여한 브랜드 부스들을 한번에 볼 수 없고 존이 나뉘어있어서 이동해야 하는 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가 중점적으로 키워온 성수동 일대를 활용해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했다"면서 "무신사 뷰티는 패션 영역에서의 성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잠재력 있는 신진 브랜드를 육성하고, 브랜딩∙마케팅 지원 및 판로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