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킥보드’ 몰다 60대 부부 들이받은 여고생…아내는 끝내 ‘사망’

여고생 2명이 한 킥보드 타고 가다 추돌 사고 내
경찰,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운전한 여고생만 송치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경찰 로고 ⓒ연합뉴스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몰다 60대 부부를 추돌해 아내를 사망케한 10대 여고생이 검찰로 송치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혐의를 받는 여고생 A양을 검찰로 불구속 송치했다.

여고생 A·B양은 지난 6월8일 오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전동 킥보드 한 대에 함께 탑승해 자전거 도로를 달리던 중 도로 우측을 산책 중이던 60대 남성 C씨와 아내 D씨를 뒤에서 추돌했다. 머리를 크게 다친 아내 D씨는 병원 치료 9일만에 사망했고, 남편 C씨도 부상을 입었다.

검거된 A·B양은 "공원에서 자전거를 피하려다 사고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들은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무면허 상태로 공유 킥보드를 몰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의 쟁점은 이들에게 과실치사상 혐의 외에 무면허 운전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로 모였다. 현행법상 무면허 운전은 법률상 도로에서 발상한 사고에 적용할 수 있는데, 공원 내 자전거 도로도 법률상 도로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의 골자였다.

일산동부서는 경찰청 질의 등 절차를 거쳐 운전대를 잡은 A양에게 무면허 운전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사고가 난 길을 자전거 도로로 명시한 고양시청의 고시 등이 이같은 판단의 근거다.

반면 경찰은 A양이 몰던 킥보드 뒤에 탑승했던 B양은 직접적인 운전자가 아니라고 보고 무면허 운전 혐의에 대한 범칙금 통고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