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장관 “오염수 예산은 국민 건강·안전위한 투자”

박수지 기자 2024. 9. 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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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통령실은 “선동이 아니면 안써도 됐을 예산”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해수부 제공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에만 3년간 누적 1조6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과 관련해 “오롯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오염수 관련 예산 지출을 전적으로 ‘야당의 선동 탓’으로 돌린 것과 달리 한발 물러난 의견을 밝힌 셈이다.

강 장관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기에 비과학적 사실로 호도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부분은 아쉽게 생각하나, 1조6천억원이 투자된 그 부분은 오롯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것이었고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거론한 예산 1조6천억원은 2021년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힌 뒤 3년간 해양 방사능 측정, 수산물 안전 관리, 유통단계 이력 관리 등에 편성·집행된 예산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야당이 후쿠시마 괴담을 방류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는 황당한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밝혀졌음에도 괴담의 근원지인 야당은 대국민 사과조차 없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어도 될 예산 1조6천억원이 투입됐다”며 야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달리 오염수 대응 관련 주무부처인 해수부는 “아쉽지만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한발 뒤로 물러선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의 반발이 없었더라도) 아마 (예산을) 다 안 쓸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후쿠시마에 대한 100만 수산인들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수산물을 사주고 검사를 철저하게 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그런 비용들은 분명히 들었을 것”이라고 해수부와 비슷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수산물 안전 우려와 관련해 안심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달 25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을 맞아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2023년 일본산 농수축산물 방사능 오염 실태 분석’ 보고서에서 후쿠시마현 및 인근 8개 지역 수산물(1만5826건)에서 세슘137이 검출된 비율은 4.2%(658건)로 나타났다. 세슘137은 인체에 다량 흡수 시 암이나 유전 장애를 일으키는 방사성 오염 물질로, 반감기가 30년으로 길다. 최경숙 환경운동연합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는 “조사 대상 어종이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 검출량 증가가) 오염수 해양 투기 때문이라고 직결하긴 어렵지만, 한국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에선 거의 세슘137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오염수 대응 예산이 감액된 데 대해서 강 장관은 “안전 관리나 해역과 수산물 관리, 유통 등 안전에 대한 부분은 (예산을) 강화해 재편했다”며 “국민 건강과 안전이 1번이기 때문에 우리 해역과 일본 동쪽, 태평양 도서국 등 해류 조사까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예산을 올해보다 601억원 줄인 6718억원으로 편성했다.

한편, 해수부는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 폐사 피해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선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우럭, 광어, 강도다리 등 고수온 취약 어종의 피해 물량은 전체의 5% 수준”이라며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량은 아니며 수급이나 가격에 대한 영향은 극히 미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남 지역에서 신고된 우럭 피해 규모만 약 900만 마리로, 전국 물량 기준 6.6% 수준이다. 해수부는 고수온 피해를 본 양식 어가의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재해대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추석 전 일부 어업인들에게 재해복구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상시적인 문제가 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산 분야 기후 변화 대응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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