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다쳐도 화내지 않겠다”... 학부모에 선서 강요한 中 유치원

정아임 기자 2024. 9. 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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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실. 기사와 관련 없음./뉴스1

중국의 한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갑질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5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중국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의 한 유치원은 지난 2일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 신입 원생 학부모 수십 명에게 가슴에 오른손을 올리게 한 뒤 선서하게 했다.

지난 2일 중국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선서하는 중국 학부모들./성도일보

선서 제목은 ‘곰부모(熊父母)가 되지 않으려면 나부터 시작하라’로, 학부모들이 유치원 교사들의 지도에 철저히 따르고 무리한 요구나 갑질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에서 ‘곰부모’란 인터넷상에서 말썽꾸러기를 일컫는 ‘곰어린이’(熊孩子)에서 따온 말이다. 교사들에게 갑질을 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자주 해 말썽을 일으키는 학부모를 지칭한다.

특히 선서에는 “아이가 놀다가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다쳐도 화내지 않겠다” “우리보다 더 많은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선생님의 체면을 절대로 구기게 해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녀 정책을 오랫동안 시행해 왔던 중국에서는 ‘소황제’로 불릴 정도로 외동 자녀를 각별하게 키우는 부모가 많아 교사들의 스트레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선서 장면이 온라인상에 널리 퍼지면서 일각에선 유치원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내용의 선서를 강요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유치원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원래 의도는 그룹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논란 후 영상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윈청시 교육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고, 유치원 조치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원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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