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인데"…日의 US스틸 인수 '안보 위협'이라는 美 논리는?

정혜인 기자 2024. 9. 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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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발 과잉 공급과 국가안보 문제를 이유로 US스틸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이 담긴 서한을 일본제철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재무부 산하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지난달 말 일본제철 등에 보낸 서한을 입수해 "미국 정부는 중국산 철강의 과잉 공급을 언급하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운송, 건설, 농업 프로젝트에 필요한 철강 공급에 영향을 줘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인수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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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IUS, 일본제철 측에 인수반대 이유 서한 발송"…
일본제철, 안보협정 체결·미 철강 생산 강화 약속…
전문가 "미국, 국가안보 위험 정의 과도하게 확대"
/로이터=뉴스1

미국 정부가 중국발 과잉 공급과 국가안보 문제를 이유로 US스틸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이 담긴 서한을 일본제철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불허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재무부 산하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지난달 말 일본제철 등에 보낸 서한을 입수해 "미국 정부는 중국산 철강의 과잉 공급을 언급하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운송, 건설, 농업 프로젝트에 필요한 철강 공급에 영향을 줘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인수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FIUS는 지난달 31일 17페이지 분량의 서한에서 "일본 기업인 일본제철이 (US스틸) 운영을 맡게 되면 US스틸이 외국산 철강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요구할 가능성도 작아진다"고 지적했다. 또 "무역 분쟁에 대한 US스틸의 결정이 일본제철의 영향을 받게 되고, 무역 관련 결정에서 일본제철의 상업적 이익과 세계 철강 시장에서의 경쟁적 위치도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미국 철강 생산 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US스틸은 현재 저렴한 중국산 철강 과잉 공급에 대응하고자 정부 측에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면 관세 인상 등 무역 보호주의 정책 추진이 어려워지고, 철강 생산 능력에도 영향을 줘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CFIUS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과 US스틸 간 합병을 막고자 국가 안보 위험의 정의를 과도하게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인디애나 대학교수이자 대서양위원회 연구원인 사라 바우어 단즈만은 "미국의 철강 생산 능력이 국가이익이 부합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주요 동맹국에 본사를 둔 회사의 소유권이 이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위협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로이터=뉴스1

로이터에 따르면 CFIUS의 이번 주장에 일본제철은 답변서를 통해 US스틸 제철소에 대한 투자로 미국 내 철강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인수 승인을 촉구했다. 또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등 US스틸이 미국 정부에 제재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간섭하지 않고, 미국의 국가안보가 훼손되지 않도록 미 정부 측과 안보협정을 맺을 것을 제안하며 이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141억달러 규모의 US스틸 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US스틸과 함께 CFIUS에 인수 심의를 요청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 등 대미 투자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고,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전미철강노조(USW)의 반대에 부딪혔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현재 미국 대선과 맞물리며 큰 위기에 몰렸다. USW는 US스틸이 노조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며 일본제철과 합병을 반대한다. US스틸 본사(피츠버그)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11월 미국 대선 성패를 가를 핵심 경합주 중 한 곳이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노동자 표심을 잡고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하루 전인 4일 워싱턴포스트 등은 지난 3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반대 입장을 표명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CFIUS로부터 일본제철 인수 계획 검토 결과를 전달받은 뒤 '인수 금지' 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르면 이번 주에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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