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텔레그램 CEO “제3자 범죄로 대표 책임 묻는 건 부당”

장예지 기자 2024. 9.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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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착취물 등 불법적인 콘텐츠 게시 등에 공모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조사를 받는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 당국이 자신을 구금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면 회사에 법적 행동을 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나 텔레그램을 통한 돈세탁, 범죄단체 조직 등의 문제에 관해선 "텔레그램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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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된 뒤 첫 입장서 프랑스 당국 비판
“문제 있다면 회사에 법적조치 했어야”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 로이터 연합뉴스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 불법적인 콘텐츠 게시 등에 공모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조사를 받는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 당국이 자신을 구금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면 회사에 법적 행동을 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로프는 5일(현지시각) 밤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텔레그램이 ‘무정부 상태의 낙원’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프랑스에 입국했다가 공항에서 체포돼 구금된 뒤 처음 내놓은 입장이다. 그는 “한 국가에서 인터넷 서비스에 불만이 있다면, 그 서비스 자체에 대한 법적 조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스마트폰 이전 시대의 법률을 이용해 자신이 관리하는 플랫폼에서 제3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최고경영자를 기소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불법적으로 텔레그램을 이용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최고경영자 개인에게 묻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는 “프랑스 당국이 나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방법은 매우 많았다”며 이미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텔레그램과 프랑스 사이 “핫라인”이 있었고, 유럽연합(EU)의 요청을 접수할 공식 창구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나 텔레그램을 통한 돈세탁, 범죄단체 조직 등의 문제에 관해선 “텔레그램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텔레그램은 매일 수백만건의 유해한 게시물과 채널을 삭제하고 있다”며 “텔레그램 사용자 수가 9억5000만명으로 갑작스럽게 증가하면서, 범죄자들이 플랫폼을 악용하기 쉬워지는 성장통을 겪었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을 개선하는 것을 개인적인 목표로 삼았다”고도 해명했다.

두로프는 이어 “돈을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의 원칙과 맞지 않는 시장에서는 떠날 준비가 돼 있다”며 텔레그램이 중시해 온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언급했다. 두로프는 “권위주의 체제에서 사용자를 보호하는 사명을 우리의 원칙으로 고수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감시를 위해 “암호화 키”를 넘겨 달라고 요구했을 때 이를 거부해 러시아에서 텔레그램이 금지된 사례 등을 언급했다.

러시아 태생인 두로프는 반러 우크라이나 시위 참가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압박을 받다가 이를 피해 2014년 러시아를 떠났다. 현재 러시아와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카리브해 섬나라인 세인트키츠 네비스 등 4개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와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범죄 공모 등 12가지 혐의로 예비 기소된 상태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보석금 500만유로(약 74억원)를 내는 조건으로 그를 석방했지만, 출국은 금지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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