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막히니 보험사로?…한화생명 ‘9월분 주담대’ 벌써 소진

삼성생명도 이미 대출 제한 들어가

가계부채 급증세에 은행권이 대출 제한 등의 강수를 두면서 제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화생명의 이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물량이 일찌감치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부로 한화생명의 9월 중 주담대 ‘홈드림 모기지론’의 실행 물량이 조기 소진됐다. 한화생명이 9월 중에 잡아놓은 물량이 아직 9월의 첫 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모두 나간 것이다. 한화생명에서 주담대를 받으려면 10월 이후 실행 물량을 신청해야 한다.

최근 몇 달 새 주담대가 큰 폭으로 늘면서 은행권이 유주택자 대출 문턱을 높이자, 일각에서는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를 우려해 왔다. 보험사 가운데 주담대 취급액이 많은 삼성생명은 이달 초 유주택자가 집을 추가로 사기 위한 목적의 주담대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보험사 가운데 주담대 잔액이 두번째로 큰 한화생명 쪽으로 수요가 몰린 탓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1금융권에 이어 삼성생명도 대출 제한에 나서면서 보험업권 내에서 한화생명으로 수요가 몰린 것 같다. 보험사는 은행권에 비하면 주담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도가 금방 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10월 신청분부터 주담대 적용 금리를 연동형을 0.4%포인트, 3년 고정형을 0.5%포인트, 5년 고정형을 0.3%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보험업권 내에서 일종의 풍선효과가 발생하자 금리인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이후 브리핑에서 은행권 대출 제한에 따른 풍선효과 우려와 관련해 “(가계부채 억제) 정책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 다른 부분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부분에 대해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