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한동훈 ‘채특검’ 당내 설득 끝내는 순간 제가 바로 대표발의할 것”
“제가 특검 반대? 절대 아냐…민주당의 나쁜 의도 설명한 것뿐”
“‘압도적 당선’ 한동훈에 힘 안 실어주는 당내 분위기 아쉽다”
“한동훈식 소통에 당내 불만? 뒷짐 지고 비판 말고 메시지 본질 봐 달라”
“정부 의료대란 설명 불충분…정부가 보는 게 전부 아닐 수도”
(시사저널=구민주·박나영 기자)
7‧23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함께 지도부 입성에 성공한 장동혁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자신이 한 대표의 '채해병 제3자 특검법'에 대해 반대한다는 이야기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오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당내 논의와 설득을 마치고 '이제 특검법 발의합시다'라고 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제가 대표발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최고위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표적인 친한(親한동훈) 장동혁도 반대하는데 한 대표가 특검법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처럼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법안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이로 인해 또 한 번의 당내 분열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선택해준 당 대표에 대해 당내 누구도 '일단 믿고 가보자'라는 모습들을 잘 보여주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료대란' 대응과 이를 둘러싼 당정 갈등 조짐에 대해선 "정부가 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대국민 설명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정치적 갈등이나 인간적 서운함을 다 뒤로 미루고 유연하게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으로 보낸 지난 한 달여의 시간은 어땠나.
"제가 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했는데 아쉬움이 가장 크다. 한동훈 대표가 당을 이끌고 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로 최고위원에 뛰어든 것이었는데, 중간에서 당내 소통을 돕고 불필요한 오해를 풀어주는 역할을 잘 못한 것 같다."
한 대표와의 '케미(호흡)'는 어떤가.
"여러모로 스타일이 너무나 다른데 잘 통한다. 둘 다 속된 말로 '쪽팔리는 걸' 싫어하고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치에 있어서 명분은 결국은 민심 아닌가. 국민이 비판하고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방향성과 목표가 똑같다. 한 대표는 국민들의 삶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가를 모든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리고 여기저기 정말 질문을 많이 한다. 그리고 수용도 잘 한다. 그런 면에서 '케미'가 잘 맞는다."
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100일 정도 지났다. 앞선 국회와 무엇이 다른가.
"저는 국회의원 하기 전 19대 국회 말부터 20대 국회 초까지 2년여 동안 국회 파견 판사로 있었다. 그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는 시끄럽게 싸우다가도 '협치'가 이뤄졌다. 간사들이 모여 이쪽 법안과 저쪽 법안을 함께 통과시키자고 합의했다. 이 분위기가 지난 21대 국회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할 때부터 거대 민주당이 모든 걸 차지했고 막히는 게 있으면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였다. 그러던 중 21대 후반기 보궐선거로 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양당 사이 갈등이 한층 더 심화됐고, 물밑 대화란 게 완전히 사라졌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
채해병 특검법에 대한 현재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
"여전히 공수처 수사를 지켜봐야 된다는 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부터 이러한 입장이고, 대통령실도 완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대표가 기존 (제3자 특검법 추진)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 계속 의원들은 설득해 나갈 것이다.
일각에서 '친한 장동혁도 반대하기 때문에 한 대표가 추진하지 못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는데.
"저는 한 대표의 특검법 발의에 반대하지 않는다. 사실이 아닌 오해다. 전 수사 발표 후 특검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도 아니다. 내일이라도 한 대표가 '논의 끝났으니 이제 발의하시죠'라고 하면 제가 바로 대표발의할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생각하나.
"민주당의 특검법 추진 태도에 대한 비판을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민주당이 다시 내놓은 법안은 진정한 '제3자 특검법'도 아닐뿐더러, 계속해서 자신들이 발의해도 될 것을 한 대표에게 발의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냥 특검법 통과에 대한 진정성이 없는 것이며 나쁜 정치적 의도로 여당을 공격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국민께 충분히 설명을 드리는 사람이 우리 당에 잘 없기 때문에 제가 했던 거고, 그 과정에서 '장동혁이 특검법 입장을 후퇴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그럼에도 한 대표가 좀 더 특검법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간단치 않은 문제다. 이로 인해 우리 당이 또 한 번 분열해선 안 되지 않나. 다만 당원들이 압도적 지지로 선택한 당 대표가 추진하는 이슈에 대해 당내에서 좀 더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어느 누구도 한 대표에게 '일단 믿고 우리 함께 가보자'라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어 안타깝고 아쉽다."
추석을 앞두고 '의료대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상당하다.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는 이대로 가면 의사들이 현장에 돌아올 것이고, 그때까지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돌아오지 않는 예상 외의 '공백' 시나리오에 대한 충분한 대비까지 돼 있는지는 모르겠다. 만일 그런 대비까지 돼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을 향해 더 충분히 설명하고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가 찾아가는 병원이 곧 전국의 상황 전체를 말해주고 있는 건 아닐 수 있다. 가장 관리가 잘 된 병원을 찾았을 수도 있다. 또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자료에 담긴 전국 평균 수치에 생각보다 현장의 심각성이 안 담겨 있을 수도 있다. 언제나 '평균의 오류'가 있을 수 있잖나. 이젠 정부가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의 의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유연한 태도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료개혁 플랜B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
"플랜B는 정부의 플랜A와 전혀 다른 계획도 아니고, A의 후퇴도 결코 아니다. 플랜B는 플랜A의 일부다. 기존 방향으로 가되, 원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짜는 게 플랜B아닌가. 그걸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는 곧 유연한 대화를 통해 마련될 수밖에 없다. 한동훈 대표가 '2026년 증원 유예안'을 내놓은 것도 그게 최선이고 정답이란 의미는 아니었다. 좀 더 대화와 협상의 '공간'을 넓히자는 취지였다. 우리 당도 기본적으로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방향에 함께하겠지만, 여러 대안을 국민 앞에 제시할 필요는 있다."
당 일각에선 한 대표가 내부 상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언론 등에 먼저 입장을 내는 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다. 어떻게 보나.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라든지, 당내 의견을 좀 더 수렴하라든지 하는 이견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의원이 서운하고 불편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제가 중간에서 좀 더 가교 역할을 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하다. 다만 이건 형식의 문제고, 한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의 '본질'에 좀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증원 유예안'도 당장 국민 생명과 직결된 심각한 상황인 만큼, 일단은 의원들이 각각 현장을 다녀오고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하면 좋을 텐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한 대표는 왜 그렇게 얘기를 하나'라며 뒷짐 지고 손가락질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잖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야당은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야당이 그렇게 주장하는 건 전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이 사안은 2020년에 이미 고발된 상태였다. 지금 수사를 한다고 야당에선 윤 대통령을 향해 '배은망덕' '패륜'이라고 비판하던데, 그러면 전직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고 해서 이미 고발돼 있는 사건을 수사하지 말라고 윤 대통령이 지시라고 해야 했다는 말인가. 지난 정부 시절 검찰이 오히려 눈치 보고 수사를 안했던 사건을 이제 제대로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하려 하는 것뿐이다."
최근 여야 대표 회담 과정에서 나온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계엄령 준비'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발언 어떻게 해석하나.
"간단하다. 용산을 향해 '앞으로 그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계엄 같은 건 꿈도 꾸지 마라'는 얘기를 한 것이다. 하반기에 이 대표 1심이 유죄로 선고돼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당과 지지층을 결집시켜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고, 대통령 탄핵도 더욱 추진하지 않겠나.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계엄은 생각도 말라는 사전 경고로 봤다. 그게 아니고선 이 타이밍에 왜 계엄 얘길 꺼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