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선수협회 "경기 수 증가로 선수들 과중한 업무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국제축구선수협회(이하 FIFPRO)는 2023~2024년도 선수 업무 부담 모니터링(PWM)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많은 경기 수로 인해 피로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또한, 선수들에게 있어 경기는 업무와 같다고 보는데 휴식 시간이 없이 계속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FIFPRO는 "선수들이 일년 가운데 쉬는 날이 50일(12%)이 채 되지 않는다. 사실상 주 7일 근무랑 다름이 없다. 이는 국제 직업 안전 및 보건 기준을 위반하며, 각 리그 및 대회를 운영하는 담당자들이 선수들의 휴식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 조정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FIFPRO는 "이번 최신 PWM 보고서는 1500명의 선수 중 54%가 과도하거나 높은 업무 부담에 직면하고 있으며, 많은 수의 선수가 의료 전문가들이 말하는 한계를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식 기간을 보장하지 않고 선수들을 계속해서 경기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선수들의 부담이 정말 큰 것으로 파악됐다. 모니터링에 포함된 선수들 1500명 가운데 약 1/3(31%)가 55회 이상 경기에 나섰다. 또한, 이 선수들은 주 2회 이상 경기에 나선 기간이 최소 6주 연속이다. 거의 뭐 휴일은 없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유명 선수들도 이런 혹사를 피해 갈 수 없었다. 훌리안 알바레즈의 경우 23~24시즌 동안 소속팀인 맨체스터 시티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경기에 75회 출전을 하였다. 가까운 일본 대표팀 미나미노의 경우 아시안컵에서 경기가 끝난 후 소속팀에 복귀 후 단 하루만의 휴식을 가졌다. 카타르 AFC 아시안컵에서 이란에 2-1로 패한 경기를 치른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AS 모나코 FC를 위해 출전했다. 그 경기 종료 후, 미나미노는 4446킬로미터를 거의 6시간 동안 비행하여 모나코로 돌아와 오후 1시 리옹과의 경기에서 출전해야 했다.
토트넘 홋스퍼 소속의 손흥민도 아시안컵 탈락 후 곧바로 경기에 나섰다. 토트넘 홋스퍼 FC의 주장이자 한국 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은 카타르에서 열린 한국의 6경기 전부(600분) 출전한 후, 4일 만에 프리미어 리그의 브라이튼 FC와의 경기에서 출전했다. 아시안컵에 참여한 손흥민은 런던으로 돌아오기 위해 거의 7시간 동안 5,206킬로미터를 비행했다.
토트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같은 선수는 2023-24시즌 동안 아르헨티나와 영국을 비롯해 경기를 치르기 위한 거리만으로도 16만 2000킬로미터 이상을 이동했다. 한국의 이강인도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시차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것은 선수에게 있어 부상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내년 시즌 클럽월드컵 확대를 비롯해 여러 대회는 선수들에게 더 큰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김훈기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짧은 휴식 기간을 떠나 우리가 해외여행을 다녀와도 시차 및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며칠의 시간이 걸린다. 이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채 곧바로 경기에 투입되는 것은 선수들의 육체적 피로 및 정신적 피로를 증가 시킨다. 클럽과 국가대표팀이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훈기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선수들이 과중한 업무에 투입되고 있음을 설명하는 중요한 보고서다. 앞으로 선수들을 위해서 이동 거리의 감소 및 근무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고 회복 및 휴식이 필요하다. 좋은 플레이를 오래 보기 위해서 선수들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FIFPRO 글로벌 정책 이사인 알렉산더 비엘펠트는 "국제대회 및 리그 경기 일정을 짤 때 선수들과 대화가 필요하다. 선수들의 건강을 무시한 채 일정을 짜는 것은 앞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FIFPRO는 벨기에 KU 루벤대학에 연구 용역을 맡겨 안전 보건 규칙(이하 OSH)에 위반되는 것이 없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OSH 관련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브리핑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선수협은 FIFPRO와 공조를 통해 OSH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선수들 및 언론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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