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알고 마시자… 50년도 버티는 알자스 화이트 와인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알자스는 프랑스지만 전반적인 문화는 독일에 좀 더 가깝습니다. 위치가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지도를 보면 프랑스 동쪽 가장 끝자락에서 독일로 푹 찌르고 들어간 것 같은 곳이 바로 알자스입니다. 수많은 전쟁을 겪으면 프랑스와 독일이 번갈아가며 알자스를 차지하다가 2차대전에서 독일이 지면서 프랑스령으로 확정됩니다.


알자스 화이트 와인은 신선하고 과일향과 아로마가 풍부하며, 맑고 오크향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런 알자스 와인은 서양 음식은 물론, 아시안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리는 최적화된 와인입니다. 서기 1세기 로마 군단이 포도 재배 기술을 전파한 알자스는 2000년이 넘는 와인 양조 역사를 지녔습니다.

알자스 와인산지가 좁고 길게 펼쳐진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서쪽에 불룩 솟아있는 해발고도 1200m의 보쥬산맥(Voge·해발 394~495m) 때문입니다. 보쥬 산맥 동쪽 경사면을 따라 와인 산지가 펼쳐져 있고 동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라인강이 흐르는 독일 땅입니다.
보쥬산맥은 포도 재배에 아주 이상적인 기후를 제공합니다. 보쥬산맥이 비바람을 차단하는 ‘비 그늘(Rain-Shadow)’ 효과를 제공하는 덕분입니다. 대서양에 불어오는 비구름은 루아르와 상파뉴까지 영향을 주지만 무거운 비구름은 보쥬산맥을 넘지 못합니다. 이에 비를 서쪽에 모두 쏟아내고 가벼운 바람이 돼 보쥬산맥을 넘어갑니다. 이 때문에 알자스는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건조합니다. 연중 강수량 500∼600mm에 불과합니다.



알자스는 생산되는 와인의 90%가 화이트 와인입니다. 대표 품종은 7개로 피노블랑,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그리, 실바너, 뮈스카입니다. 또 피노누아도 재배하는데 알자스에서 유일한 레드 와인 품종이랍니다. 피노블랑과 리슬링이 각 22%로 가장 많고 게뷔르츠트라미너 20%, 피노그리 17% 피노누아 8~10%, 실바너 6~7%, 뮈스카 2% 정도로 재배합니다. 이중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그리, 뮈스카 4개 품종을 노블 그레이프로 부릅니다.

피노블랑은 피노누아에서 갈라져 나온 화이트 품종입니다. 사과 복숭아 등 핵과일 향과 풍미가 대표적이며 짙은 하얀 꽃 향기와 아몬드 노트, 미네랄도 느껴집니다. 주로 알자스, 독일, 이탈리아 북부, 헝가리에서 재배되는데 풀바디의 드라이한 와인으로 빚어집니다. 알자스에서는 보통 옥세루아와 많이 섞어서 만듭니다. 피노블랑은 알자스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지만 레이블에 피노블랑이 적힌 것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주로 크레망 생산에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소량생산되는 피노누아도 주로 크레망에 사용됩니다.

피노블랑, 피노 브레이(Pinot Vrai), 클레브너(Klevner)는 다 같은 품종으로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 다릅니다. 알자스 기타품종 클레브너(Klevener)와 비슷한데 이는 스펠링에 ‘e’가 하나 더 있는 다른 품종입니다.

알자스에서 가장 톱 퀄러티 품종이고 생산량도 가장 많습니다. 껍질이 얇아서 서늘한 기후에서도 충분히 잘 익어 상당히 높은 당도까지 오릅니다. 그럼에도 산도가 계속 높아집니다. 알자스 리슬링은 시간이 흐를수록 레몬, 자몽, 복숭아, 살구 등 과일향과 미네랄 느낌이 살아나고 장미, 아카시아 등의 꽃향과 함께 숙성되면 페트롤향도 느껴집니다. 생선과 갑각류, 닭고기 등 가금류의 음식과 매칭이 뛰어납니다.


게뷔르츠 트라미너는 스파이시한 아로마, 백단목(sandalwood), 장미, 리치넛(lychee nut)이 특징입니다. 핑크색을 띠며 껍질이 두꺼워 늦게 익지만 잘 익히면 강렬한 향을 지닌 풀 바디 와인으로 만들어집니다. 대신 산도는 좀 떨어집니다. 복합미가 뛰어나고 풍만한 꽃향기와 리치, 패션후르츠, 파인애플, 망고 열대과일 향이 특징입니다. 또 후추, 민트 등 스파이시한 향이 특징이라 향이 다소 강한 중국, 태국, 인도 음식과 강한 맛의 치즈, 디저트와 잘 어울립니다.


헤이즐넛, 아몬드, 애플, 배, 시트러스, 미네랄이 특징입니다. 껍질의 색이 있다 보니 바디감이 좀 있습니다. 게뷔르츠 트라미너 보다 산도가 좀 높고 향도 잘 느껴져 파워풀한 와인을 만드는데 많이 씁니다.

스트로베리, 체리향과 흙내음, 가을낙엽, 스모키, 정향(Colve), 바이올렛, 버섯향을 지닙니다.현재 크레망 달자스에서 피노누아를 많이 사용합니다.

실바너는 산도가 높지만 상당히 밋밋한 품종입니다. 알자스 그랑크뤼 AOC를 만드는 노블 그레이프는 리슬링, 게뷔르츠 트라미너, 피노그리, 무스캇입니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조첸베르그 (Zotzenberg) 마을의 실바너만 추가로 그랑크뤼 AOC 와인으로 허용됐습니다.

무스캇은 매우 아로마틱한 포도도 당도가 높고 산도도 뛰어납니다. 신선한 포도, 허니, 배, 복숭아, 망고, 오렌지 블라썸, 무스크향이 특징입니다. 이름은 엄청 유명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극히 적습니다. 예전에는 무스캇 쁘띠 그랭(Muscat a Petit Grains Blanc)로 불리는 알 작은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산도가 뛰어나고 향도 좋지만 생산량 작아서 요즘 생산자들은 비슷한 느낌지만 산도가 낮고 아로마도 좀 적은 무스캇 오또넬(Muscat Ottinel)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둘다 무스캇 계열이라 레이블에 무스캇이라 쓸 수 있지만 품질은 전혀 다릅니다. 오또넬 베이스 와인은 향도 밋밋하고 맛도 별로 안 좋다보니 점점 인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타 품종>
샤르도네는 주로 크레망에 쓰이며 높은 당도 아로마를 지닙니다. 애플, 시트러스, 스파이시, 버터, 너트 풍미가 대표적입니다. 샤슬라는 강렬한 풍미는 별로 없는 부드럽고 드라이한 품종입니다. 부싯돌과 스모키한 미네랄 캐릭터 좀 느껴집니다. 피노 계열인 옥세루아는 높은 당도와 낮은 산도가 특징이 대부분 단일 품종으로 만듭니다.


알자스 와인 AOC 체계는 간단합니다. 알자스 AOC, 알자스 그랑크뤼 AOC, 크레망 달자스 AOC 입니다. 1962년 AOC를 받은 알자스 AOC 와인은 가장 많이 즐기는 와인으로 전체의 71%를 차지합니다. 알자스의 7가지 품종을 모두 사용하며 단일 품종을 사용하면 품종명을 레이블에 표시합니다. 여러 품종을 블렌딩하면 에델즈빅케르(Edelzwiker)나 정띠(Gentil)라고 적혀있어 구분하기 쉽답니다.


크레망 달자스(Crement d'Alsace) AOC는 1976년 지정됐습니다. 프랑스의 상파뉴에 이어 두 번째 스파클링 와인 산지 AOC를 받았으니 크레망 산지중에는 첫 번째 AOC입니다. 크레망은 알자스 전체 와인의 생산량의 25%를 차지합니다. 프랑스는 상파뉴 지방에 만든 와인만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고 나머지는 보통 크레망이라고 합니다. 알자스 크레망은 섬세하고 청량감이 뛰어난 스파클링으로 프랑스 크레망중 가장 인기가 많답니다.


스위트 와인으로 분류되는 방당쥬 따흐띠브(Vendanges Tardives), 셀렉시옹 드 그랭 노블(Selection de Grains Nobles)도 있습니다. AOC는 아니고 그냥 와인 스타일입니다. 방당쥬 따흐디브는 ‘늦은 수확’이라는 뜻으로 포도가 농익을 때를 기다렸다가 수확한 포도로 만듭니다. 과즙이 농축되고 감미가 뛰어난 와인이랍니다. 셀렉시옹 드 그랑 노블(Selection de Grain Nobles)은 귀부화된 포도알을 하나나 손으로 골라서 만든 와인입니다. 귀부 포도, 즉 보트리티스 씨네레아(Botrytis Cinerea) 곰팡이에 감염되면 포도 껍질에 구멍이 생기고 수분이 증발되면서 당도가 응축된 포도로 만들어집니다. 농도가 짙고 강하면서도 복합미가 뛰어나고 여운 긴 최상급 알자스 와인이랍니다. 알자스 그랑크뤼, 방당쥬 따르디브, 셀렉시옹 드 그랑 노블은 노블 품종인 리슬링, 게부르츠트라미네르, 피노그리, 뮈스카만 사용합니다. 알자스 화이트 와인은 보통 5년 정도가 시음적기이지만 그랑크뤼는 10년이상 장기보관이 가능합니다.

<정띠와 에델즈리커>
알자는 주로 단일 품종으로 만들지만 레이블에 정띠(Gentil), 에델즈리커(Edelzwicker)가 보이면 블렌딩한 알자스 와인입니다. 다양한 품종을 섞는데 알자스에서는 흔치 않은 스타일입니다. 정띠와 에벨즈리커가 붙어있으면 보통 가격대가 낮은 와인입니다. 단일 품종으로 못 만들 때 블렌딩하기 때문입니다. 둘중 정띠가 더 좋은 와인입니다. 노블 그레이프를 최소 50% 써야합니다. 각각의 포도 품종들을 다 따로 발효해서 양조해야하면 그 해 포도로 만드는 빈티지 는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반면 에델즈리커는 웬만한 AOC 품종과 화이트 품종을 다 넣어서 만들수 있고 빈티지마저도 옵션이라 안 넣어도 됩니다.

알자스에서 피노 블랑은 주로 크레망을 만들 때 씁니다. 하지만 레이블에 피노블랑이라고 적힌 스틸 와인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함정입니다. 물론 피노블랑 100%도 있지만 옥세루아 블랑 100%를 써도 피노블랑으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알자스에서 둘다 피노 계열의 거의 같은 화이트 품종으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노블랑이라고 적혀 있다면 피노블랑 100% 일수도, 옥세루아 100% 일수도 있고 또는 두 개를 블렌딩 한 와인일 수 있습니다.

알자스에서 재배하는 피노 계열 품종을 모두 허용된 와인입니다. 피노누아, 피노그리, 피노블랑, 옥세루아 블랑이 다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필드 블렌딩>
밭에서 여러 품종이 섞여 자라는 곳들이 있는데 이 포도를 한꺼번에 따서 양조하는 특이한 생산자들이 있습니다. 이를 필드 블렌딩이라고 합니다. 마르셀 다이스(Marcel Deiss)가 대표적으로 단일 품종와인도 만들지만 자기 소유 최고 포도밭의 떼루아를 보여주기 위해 밭 이름만 표기해 필드 블렌딩한 와인을 선보입니다.
<그랑크뤼 AOC 블렌딩 허용>
알자스 그랑크뤼 AOC는 단일 품종으로만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두 곳만 블렌딩이 허용됩니다. 알텐베르그 드 베르그하임(Altenberg de Bergheim)은 리슬링을 최소 50% 쓰고 노블 그레이프 4종을 블렌딩합니다. 카에페르코프(Kaefferkopf)는 게뷔르츠트라미너가 최소 60~80% 들어가며 다른 품종을 블렌딩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자료 사진=알자스와인협회·폴 미트나흐·구스타브 로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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