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 모녀 측, 북경한미 대표 교체 불발…이사회서 장남 반대, 중국 측 유예
한미약품 “앞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것”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으로 이어졌다. 모녀 측은 이날 북경한미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전문경영인으로 바꾸려 했지만 불발됐다.
6일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경한미약품 동사회(이사회)에서 모녀 측이 추진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동사장(대표이사) 선임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북경한미 대표 지명 권리는 한미약품이 갖고 있다. 전날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이 중국 베이징 출장길에 올랐다.
모녀는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대주주 3자 연합을 이뤄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형제와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3자 연합은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간다는 입장이고, 형제 측은 장남이 핵심 사업회사, 차남이 지주사를 맡아 경영하겠다는 생각이다.
취재 결과, 이날 북경한미 이사인 장남과 중국 화륜그룹 측 이사 2명이 대표이사 선임안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경한미 대표 선임이 이뤄지려면 절차상 이사회 구성원 5명 중 3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북경한미는 1996년 한미약품과 중국 국영기업인 화륜자죽약업이 함께 설립했다. 이날 화륜 측 이사 2명은 논의를 해보겠다고 서명을 유예했고, 장남은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다. 장남은 전부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현재 북경한미 이사회는 이날 서명하지 않은 3명과 송영숙 회장이 북경한미 대표이사직을 위임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사장)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화륜 측 이사 2명이 대표 선임안에 서명을 하지 않은 것은 한국에서 박 대표 관련 법적 리스크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장남이 박 대표가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자신을 북경한미 대표라고 허위 보고했다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앞으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대표를 계속 맡는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북경한미약품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동사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현재 경영권이 이관되는 과도기적 시기이므로, 시간의 문제일 뿐 한미약품그룹 전체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녀 측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과 함께 북경한미까지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고, 장남의 중국 영향력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와 룬메이캉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하고 있다. 앞서 장남이 최대 주주인 코리그룹이 룬메이캉을 통해 북경한미와 부당한 내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남은 2004년부터 북경한미에서 근무했고, 2006년 사장, 2008년 대표이사를 지내, 장남이 두 회사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장남이 회장으로 있는 홍콩 코리그룹의 계열사 17개 중 하나가 오브맘홍콩이다. 이 회사가 100% 소유한 북경룬메이캉이 중국에서 북경한미가 생산한 의약품을 매입한 뒤 수수료를 붙여 유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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