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 붉은악마, 김민재와 마찰에 공식 성명 발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한국 응원단이 홍명보 감독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2024.09.05 문재원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인 ‘붉은악마’가 팔레스타인전 직후 빚어진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와 마찰은 오해라고 밝혔다.

붉은악마는 6일 공식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전날인 5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긴 직후 붉은악마가 응원하는 관중석을 향해 다가가 두 손바락을 바닥으로 향한 채 흔들면서 자제를 요청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김민재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관중석을 향해 다가가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중계화면 캡처

이에 대해 김민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신다. 그저 선수들을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사실 우리가 경기 시작부터 못하지는 않았다. 이 부분을 왜곡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 (우리가) 못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있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수위로 말씀드린 게 아니었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렇게 받아들이신 분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재가 경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부터 팬들이 야유를 쏟아낸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붉은악마의 설명은 달랐다. 붉은악마는 김민재와 대면한 당시 상황에 대해 “김민재가 홈 응원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며 “선수와 관중 간 설전은 없었다.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랬던 것 같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쉽다”고 설명했다.

붉은악마는 자신들의 야유와 항의가 선수가 아닌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붉은악마는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의 행위에 대해 (항의의) 목소리를 가장 잘 내고, 이목을 끌 수 있는 곳이 경기장이라고 생각했다”며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저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진정 선수들과 한국 국민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축구 팬에겐 “선수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응원의 목소리로 바꿔달라”고 당부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