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접종 끝나자마자…이스라엘, 가자 병원 공습 재개
가자지구 중부에서 소아마비 백신 접종이 끝나자마자 이스라엘이 병원 공습을 재개했다.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 인근에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정확한 타격 위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목격자들은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 마당이 피해를 보았다고 전했다. 해당 장소는 피란민들이 임시 거처로 삼고 있던 곳으로, 이번 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여럿이 다쳤다고 전해졌다.
이날 공격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자지구 중부에서 백신 접종 작업이 완전히 끝났으며 남부로 이동해 작업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적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하마스 지휘 센터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앞서 가자지구에서는 25년 만에 소아마비 사례가 발견됐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소아마비 백신 접종에 협조하기 위해 접종 지역에서 지정된 시간에 일시적으로 교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교전을 중지하기로 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WHO는 지난 2일부터 가자지구 중부-남부-북부 순으로 각 3일씩 총 9일간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10세 이하 아동 64만명을 접종하는 게 목표다.
5일 남부 라파와 칸유니스에서도 접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곳 모두 북부나 중부에서부터 내려온 난민이 많은 지역이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 중요한 시기에 사람들과 인도주의 활동가를 위한 일시 교전 중단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들을 데리고 온 한 난민은 “폭격, 파괴, 부상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피부병과 같은 질병, 청결하지 못한 환경, 과밀에 대한 공포도 더해진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조카를 데리고 온 다른 주민 역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예방 접종을 제공했듯이, 우리에게 휴전을 가져다주고 전쟁을 멈춰달라고 전 세계에 요청한다. 이 전쟁은 진정한 재앙”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은 이날도 공회전을 거듭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은 또다시 엇갈리는 주장을 내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내가 본 바로는 (휴전안에) 90%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필라델피 회랑 등 몇몇 이슈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측 고위 관계자가 발표했던 내용과 같은 말을 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재차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확하지 않은 말이다.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꾸며낸 서사일 뿐”이라고 부정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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