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뛰어내려" 불길 치솟는 2층 창고에 갇힌 초등학생, 경찰관들이 온몸으로 받았다

5일 경기도 평택시 창고에서 화재 발생
창고 내부, 불길·연기로 통행 차단돼
경찰관 지시대로 뛰어내려 안전히 구조

5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석정리의 물품 보관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연합뉴스

[서울경제]

화재로 불길이 치솟고 있는 2층 창고에 갇혀 있던 초등학생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온몸으로 받아내 구출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4시께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석정리의 한 물품 보관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순찰을 하고 있던 평택경찰서 포승파출소 1팀 소속 구자웅 경장과 김관식 경사는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즉시 화재 현장으로 향했다.

화재 신고가 접수된지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두 경찰관은 창고 건물 주변을 둘러보며 구조해야 할 사람이 있는지를 살폈다. 그때 창고 2층에서 창 밖으로 얼굴을 내민 남자 어린이가 "살려주세요"라며 다급하게 구조 요청을 했다.

창고 건물 안에서는 불길과 연기가 심해 두 경찰관이 장비 없이는 진입할 수 없었다. 창고 2층의 어린이 역시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이 두 경찰관은 2층의 어린이를 향해 "어서 뛰어내려라. 아저씨들이 밑에서 받을 테니 우리를 믿고 뛰어내려"라고 말했다. 이 말에 어린이는 용기를 얻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두 경찰관은 어린이를 안전하게 받아냈다. 두 경찰관은 어린이의 생명이 위태로운 급박한 상황에서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조된 어린이는 창고 주인의 아들인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 키 153㎝에 몸무게 43㎏의 약간 마른 체형이다. 이 어린이는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다리 부위에 염좌 등의 부상이 있지만 심각하지는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창고 주인 가족은 아들을 구출해준 경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