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도 ‘헤드샷 퇴장’? 사구 맞은 분노의 메리필드 “어디로 공이 갈 지도 모르는 투수들, 한심하고 화가 난다”

심진용 기자 2024. 9. 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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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내야수 위트 메리필드가 지난 4일 홈에서 열린 콜로라도전 7회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공에 머리를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공이 어디로 갈지도 모르는 투수들이 있다는 게 한심하다. 끝도 없이 화가 난다.”

사구에 머리를 맞은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내야수 위트 메리필드가 내년시즌부터는 몸쪽 직구로 타자를 맞히는 투수에게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리필드는 구단 대표 6명, 선수 4명, 심판 1명으로 구성된 MLB 경기위원회 11명의 위원 중 1명이다. 경기위원회는 지난 5일 비공식 회의를 열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 챌린지가 주요 안건이었지만, 그 외 투수 사구에 대한 징계 또한 논의됐다고 메리필드는 전했다

메리필드는 회의 전날인 지난 4일 홈에서 열린 콜로라도전 7회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제프 크리스웰의 시속 151.2㎞ 직구에 귀 뒤쪽을 맞았다. 바로 교체돼 나갔고, 뇌진탕 프로토콜 테스트 후 지역 병원에서 CT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메리필드는 “모자를 쓰면 아직도 아프다”고 했다.

메리필드는 제구 안된 몸쪽 직구로 타자의 손과 손목을 부러뜨리거나 머리나 목 부위를 맞히는 투수를 처벌하는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디어슬레틱에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처벌 규정 자체는 무조건 만들어지리라는 것이다. 메리필드는 타자들뿐 아니라 투수들도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도 메리필드와 같은 의견이다. 포수 트래비스 다노, 3루수 오스틴 라일리 등 최근 많은 애틀랜타 야수들이 투수 공에 맞아 다쳤다. 스닛커 감독은 메리필드의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속 혁명 이후 강력한 구위와 구속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그러다 보니 공은 빠르지만 아직 제구가 잡히지 않은 투수들이 리그 많은 팀에서 공을 던진다. 자연히 사구도 증가한다. 메리필드는 “공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투수들이 있다는 게 한심하다.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위원회 회의에 대해 “(규칙 제정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어느 정도 처벌을 내릴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미식축구와 농구 등 다른 종목 사례와 비교했다. “프로 미식축구(NFL)는 다른 선수를 위험하게 하면 막대한 벌금을 매긴다. 대학 리그에선 퇴장을 시킨다. 프로농구(NBA)에도 엄격한 판정이 있다. 축구도 그렇다”고 했다.

메리필드는 자신의 사례처럼 몸쪽 높은 직구로 사구가 나오면 투수를 퇴장시켜야 한다고 했다. KBO 리그가 시행 중인 ‘헤드샷 퇴장’과 같은 조치가 MLB에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메리필드는 “퇴장이 아니라면 벌금이 부과돼야 한다. 투수가 타자의 손을 부러뜨렸다면 벌금 정도는 물어야 한다”고 했다. 투수들도 몸쪽 높은 직구에 대해 최소한의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 반드시 징계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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