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발칵...아내에 약 먹여 72명에게 성폭행하게 한 노인

박병수 기자 2024. 9. 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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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성이 당당히 법정에 서서 적어도 10년 동안 자신을 약물로 의식을 잃게 한 뒤 다른 사람을 시켜 성폭행하게 한 남편의 치 떨리는 범행을 증언해, 프랑스 전역을 들끓게 했다.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피해자 지젤 펠리코는 5일(현지시각)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 출석해, 어떻게 당시 남편이었던 도미니크 펠리코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자신에게 약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온라인으로 불러모은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하도록 시켰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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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결혼생활 산산조각”
딸·며느리 목욕 사진도 찍어
지젤 펠리코(가운데)와 딸 카롤린 도리안이 5일(현지시각)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몰려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랑스 여성이 당당히 법정에 서서 적어도 10년 동안 자신을 약물로 의식을 잃게 한 뒤 다른 사람을 시켜 성폭행하게 한 남편의 치 떨리는 범행을 증언해, 프랑스 전역을 들끓게 했다.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피해자 지젤 펠리코는 5일(현지시각)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 출석해, 어떻게 당시 남편이었던 도미니크 펠리코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자신에게 약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온라인으로 불러모은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하도록 시켰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젤은 법정에서 모든 일이 2020년 9월19일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당시 남편이었던 도미니크 펠리코가 ‘공공장소에서 세 여성의 스커트 안을 몰래 촬영하다가 들켰다’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남편 말을 듣고 충격받았다. 남편은 그때까지 50년간 같이 살면서 한 번도 외설적인 일을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젤은 이번 한 번 만 눈감아주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남편에게 “다음엔 그러면 안된다. 피해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 끔찍한 악몽의 시작이었다는 걸 그때는 생각지도 못했다.

경찰은 남편을 체포한 뒤 남편의 노트북과 핸드폰 등을 압수했다. 그런데 이들 압수품에서 부인 지젤이 여러 다른 남자에게 성폭행당하는 영상이 발견된 것이다. 딸과 두 며느리가 목욕하거나 자는 모습을 찍은 영상도 발견됐다.

두 달이 조금 못되어 경찰은 지젤을 불러 도미니크의 노트북 등에 들어있던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에서 자신과 함께 있던 남자들은 지젤이 한 번도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는 모르는 남자들이었다.

지젤은 법정에서 그 날 일을 증언하며 “내 세계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함께 세 아이를 낳고 키우고 손주 일곱을 보며 남편과 함께 이룩한 모든 게 산산조각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 순간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며 “나는 악마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양이었다”고 말했다.

지젤은 성폭행당하는 동안 약물에 당해 의식을 잃고 있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전혀 몰랐다. 그동안 종종 기억의 일부분이 머리에서 사라졌다는 느낌이 들고, 또 몸에 전혀 원인을 알 수 없는 멍이나 상처 등이 생겨 의아하게 여기곤 했는데, 이게 그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은 수사 결과 “남편 도미니크의 사주로 적어도 72명의 남자가 부인 지젤을 적어도 92번 성폭행했으며, 이 가운데는 6차례나 성폭행한 남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남편 도미니크는 남자들에게 “향수나 담배 냄새가 나면 부인 지젤이 깨어날 수 있다”며 이를 금지하고 콘돔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몇 가지 엄격한 규칙도 강요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성폭행에 가담한 남자 51명 중 절반 이상이 혐의를 인정했지만, 대부분 여자가 약에 취한 줄 몰랐다거나 여자가 동의한 줄 알았다고 변명했다. 또 몇몇은 파트너를 바꿔 성적 판타지를 찾으려는 부부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 도미니크는 “이들 남자 모두 부인이 약에 의식을 잃은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젤은 사건 직후 도미니크와 이혼한 뒤 남편의 성을 버리고 개명했다. 통상 성범죄 희생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 게 언론의 보도 원칙이다. 그러나 지젤은 언론에 이혼 전 이름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젤은 이제 일흔 두 살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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