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색소로 뇌 혈관도 보이는 투명 쥐 만들었다

문세영 기자 2024. 9. 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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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몸에 색소를 발라 몸 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마크 L. 브롱거스마 미국 스탠퍼드대 재료과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동물의 피부에 식용 색소를 발라 일시적으로 몸이 투명해지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빛은 생물학적 조직을 침투하면 산란되기 때문에 몸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

쥐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몸속을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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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 "소화 장애나 종양 발견 등에 응용 가능"
쥐의 털을 민 뒤 색소인 '타트라진'을 바르자 간, 장, 방광 등이 투명하게 들여다 보이고 있다. 사이언스 제공.

쥐의 몸에 색소를 발라 몸 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살아있는 동물의 신체를 들여다보고 종양을 찾아내거나 상처 부위를 확인하는 등 응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피부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려면 엑스레이, 초음파, 자기공명영상, 내시경 등의 영상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몸속을 들여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마크 L. 브롱거스마 미국 스탠퍼드대 재료과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동물의 피부에 식용 색소를 발라 일시적으로 몸이 투명해지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색소는 과자 ‘치토스’의 주황색 색깔을 내는 데 쓰이는 색소다. 

빛은 생물학적 조직을 침투하면 산란되기 때문에 몸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 지방막, 세포핵 등이 각기 다른 굴절률을 갖기 때문에 대부분의 빛이 분산된다. 체내 조직에서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의 굴절률은 약 1.4, 물의 굴절률은 1.33이다. 

기존에는 지질을 제거한 뒤 물만 이용해 빛이 산란되지 않도록 만들어 쥐를 투명하게 만든 기술이 개발됐다. 이는 지질이 있는 세포막을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동물에게 적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지질을 제거하는 대신 물의 굴절률과 지질 및 여러 단백질의 굴절률이 일치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정 염료가 특정 파장의 빛을 더욱 쉽게 통과시키도록 만든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식용 색소 사용 승인을 받은 ‘타트라진’을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일반적으로 물에 색소를 추가하면 오히려 투명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타트라진은 물과 지질의 굴절 불일치를 줄여주고 빨간색과 주황색 빛이 산란 없이 통과되도록 만들어 색에 대한 투명도를 만든다. 

연구팀은 쥐의 털을 민 뒤 맨살에 타트라진을 발랐다. 그러자 불과 몇 초만에 쥐 내부의 주황빛이 도는 조직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심장 박동과 위장 시스템이 음식물을 밀어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쥐의 두피에 염료를 발라 뇌 혈관도 살펴볼 수 있었다. 쥐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몸속을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연구팀이 실험 후 쥐의 몸을 물로 씻어내자 원래의 자연스러운 피부색으로 돌아왔다. 이후 쥐를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사망에 이를 때까지 특별한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생활을 했다. 연구팀은 식품에 사용되는 색소인 만큼 생물학적 조직에 안전할 것으로 평가했다.  

기술의 한계도 존재한다. 주황색 계열에서는 투명도를 만들 수 있지만 다른 색에 대해서는 불투명도가 유지된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조직의 두께다. 쥐에 비해 사람은 피부가 두꺼워 투명도를 높이기 어렵다. 연구팀은 피부 아래에 염료를 주입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혈액을 채취하기 위해 정맥을 찾을 때, 부상 위치를 파악할 때, 소화 장애를 모니터링할 때, 종양 발견을 해야 할 때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126/science.adm6869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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