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은 가짜뉴스”… 인플루언서와 인터뷰하는 트럼프 [특파원+]

홍주형 2024. 9. 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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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에 자주 출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선 후보는 공신력 있는 기성 언론과 인터뷰해 대중에게 검증받아야 한다는 문법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깨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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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에 자주 출연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기성 언론이자 유명 뉴스 채널인 CNN과 한 번 인터뷰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인터뷰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컴퓨터과학 연구자인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 스탠드업 코미디언 테오 본의 팟캐스트, 그의 후원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엑스 인터뷰, ‘닥터 필 쇼‘ 진행자 심리학자 필 맥그로우 박사와의 인터뷰, 폭스뉴스 인터뷰 등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출마에 나선 뒤 딱 한번, CNN의 유명 앵커이자 기자인 다나 배쉬와 인터뷰한 것과 비교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래 자주 인터뷰하던 폭스뉴스를 제외하고는 최근 인터뷰하는 매체가 팟캐스트, SNS 인터뷰 등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을 주관하는 ABC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부르는 등 기성 언론은 신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대안 매체와의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선 후보는 공신력 있는 기성 언론과 인터뷰해 대중에게 검증받아야 한다는 문법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깨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최근 인터뷰한 프리드먼, 본 등이 젊은 세대에 인기있는 팟캐스터라는 점이다. 프리드먼은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며, 현재는 MIT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2018년 인공지능(AI) 강연으로 시작해 다른 분야까지 넓혀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1983년생으로, 차분하지만 해박한 지식을 보여줘 인기를 끌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머스크를 팟캐스트에서 자주 언급한다. 1980년생인 본은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으로 시사적인 주제까지 다루는 팟캐스터로 변신했다. 팟캐스트를 시작한 2018년 아이튠즈 팟캐스트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트럼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진보의 아이콘인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까지 인터뷰했다.

인터뷰 내용은 기성 언론의 인터뷰에서도 물을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도 있지만, 튀는 질문이 많다. 프리드먼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시 미확인 비행물체(UFO) 관련 국방부 기록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인터뷰 내용도 기성 언론의 인터뷰 내용보다 더 사적이고 직설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자신이 침대나 소파에서 주로 SNS를 한다는 점을 언급했고, “정치는 더러운 게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미국 인기 팟캐스터 테오 본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 유튜브 캡처
본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로 질문을 하기도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에게 그의 코카인 사용과 관련해 “그건 실망스럽고 더러운 일 아니냐(That’s down and dirty)”고 물었다. 걱정하듯이 묻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상은 즉각 화제가 됐다.

이들 인터뷰는 일단 대중적 인기는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표심으로 연결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인터넷 상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본의 인터뷰의 유튜브 영상에는 5일(현지시간) 현재 약 6만4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프리드먼의 인터뷰에도 5만5000여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다만 기성 매체를 통하지 않는 이들 인터뷰는 검증과는 거리가 다소 멀다. 후원자인 머스크와의 인터뷰는 화제는 됐지만, 서로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해 ‘자화자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팟캐스트 인터뷰를 자주 하기 전에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폭스뉴스와만 인터뷰를 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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