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임박에… 넷플릭스, 콘텐츠 가로채며 ‘딴지걸기’

이예린 기자 2024. 9.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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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협상 시한이 임박했지만, 글로벌 1위 OTT 넷플릭스가 '판 흔들기'에 나서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티빙·웨이브 합병 이후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협상에 속도가 안 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합병을 반드시 올해 못 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 만큼, 글로벌 스포츠 경기나 드라마 혹은 영화를 함께해보는 식으로 합병 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식의 실험을 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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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접촉하며 공급 제안
“토종 OTT간 협력 강화해야”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협상 시한이 임박했지만, 글로벌 1위 OTT 넷플릭스가 ‘판 흔들기’에 나서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해외 공룡 사업자들이 수년 내 국내 산업 판도를 집어삼킬 우려가 큰 만큼, 국내 미디어가 공멸하지 않으려면 토종 사업자들끼리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 주요 주주들은 본계약 체결을 위한 최종 협상안 도출만 남긴 상황이다. 두 회사 합병 비율은 1.6 대 1 정도, 기업 가치는 2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티빙과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방송사들에 기존보다 더 나은 콘텐츠 공급 조건을 제시하면서 판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을 더 줄 테니 티빙과 웨이브에만 제공하고 있는 드라마·예능 등을 넷플릭스에도 풀어 달라는 취지다.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합병 OTT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넷플릭스와 차별화되는 콘텐츠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문제로 합병 협상이 길어지는 것 자체도 넷플릭스에 불리할 건 없다”고 말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방송사들은 눈앞의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냉정히 국내 OTT를 비롯해 미디어가 처한 현실을 파악하고 큰 시각에서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며 “국내 사업자들끼리 이해관계를 계속 따지면서 연합 전선을 약화시키면 수년 내로 공멸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합병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우선 토종 OTT들이 자막, 컴퓨터그래픽(CG),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스포츠·드라마 등 콘텐츠도 함께 제작·유통해보는 전략이 제안됐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티빙·웨이브 합병 이후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협상에 속도가 안 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합병을 반드시 올해 못 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 만큼, 글로벌 스포츠 경기나 드라마 혹은 영화를 함께해보는 식으로 합병 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식의 실험을 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합병을 하든 안 하든 자막·CG·AI 등 비경쟁적인 요소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연합 전선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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