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없었지만… ‘K-아트’ 찾는 인파는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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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까지 합세해 힘을 쏟지만 매출은 다소 저조 그러나 판매와 상관없이 관람객들의 활력은 대단하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해 7∼8일까지 계속되는 국제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Frieze)와 국내 아트페어 키아프(KIAF)에 대한 미국의 미술 비평지 아트넷의 평가다.
거대한 글로벌 아트페어와 토종 아트페어의 만남으로 세계 미술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 3년 차의 현실을 냉정하게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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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작가 등 수억대 작품은 선방
“방문객 증가는 저변 확대 증거”
현재 공개된 최고 판매가 33억
글로벌침체 여파로‘대작’줄어
“기관들까지 합세해 힘을 쏟지만 매출은 다소 저조… 그러나 판매와 상관없이 관람객들의 활력은 대단하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해 7∼8일까지 계속되는 국제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Frieze)와 국내 아트페어 키아프(KIAF)에 대한 미국의 미술 비평지 아트넷의 평가다. 거대한 글로벌 아트페어와 토종 아트페어의 만남으로 세계 미술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 3년 차의 현실을 냉정하게 포착했다. 지난 4∼5일 이틀간의 분위기는 실제로 그러했다. 부산과 광주에서는 비엔날레가, 서울 곳곳에선 굵직한 전시가 열리며 구름 인파가 몰렸으나 정작 장터의 ‘실적’은 좀 미지근했다.
‘시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올해 프리즈 서울의 양일간 성적은 아쉽다. 해외 대형 갤러리들만 살펴봐도 그렇다. 예컨대, 하우저앤워스가 내놓은 니콜라스 파티의 회화 ‘Portrait with Curtains(커튼이 있는 초상화)’는 약 33억 원에 팔려 현재 공개된 판매가 중 최고가이지만, 2022년 프리즈 서울 첫 회 개막 1시간 만에 100억 원대 작품을 팔아치우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페어 첫날 구사마 야요이의 77억 원 그림을 판매해 화제가 된 데이비드 즈워너는 올해도 같은 작가의 호박 조각(64억 원)과 회화(107억 원)를 출품했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또, 로빌란트 보에나가 선보인 앤디 워홀의 ‘신화(67억 원)’와 가나아트가 내건 김환기의 ‘새벽별(65억 원)’도 구매자를 기다리는 중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미술 시장 ‘큰손’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인데, 전문가들은 미술품 가격이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지금 팔면 손해’라는 생각에 ‘대작’이 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반면, 수억 원대의 ‘경량급’ 작품들과 한국 작가들에는 오히려 관심이 집중됐다. 화이트큐브는 안토니 곰리의 조각을 9억 원에, 가브리엘 오로즈코의 회화를 3억3500만 원에 새 주인에게 보냈다. 글래드스톤은 아니카 이의 조각 2점을 각 2억7000만 원에, 한국 화랑 PKM은 유영국의 회화를 20억 원에 팔아 이목을 끌었다. 국제갤러리는 함경아, 양혜규 등의 작품을 1억 원대에, 조현화랑도 박서보의 색채 묘법을 1억7000만 원에 팔며 불황에도 선방했다.
‘키아프리즈’를 통해 해외 작가, 작품에 눈뜬 국내 관람객들은 이전보다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프리즈 서울 첫해와 같은 ‘오픈런’은 찾아볼 수 없지만, 세계 미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프리즈 마스터스’ 전시와 세계적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미디어아트 작품 앞은 종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아트페어 방문객이 많다는 것은 미술 관련 저변이 넓어졌다는 지표 중 하나”라면서 “이들이 향후 ‘상품’이 아닌 미술품과 문화재를 애호하고 감상하는 진성애호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미술 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는 관련 정책도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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