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 중국 전기차의 공습, 테슬라는 견딜 수 있을까?

박형기 기자 2024. 9. 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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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BYD의 전기차.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의 급부상으로 독일의 유명 완성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 폐쇄를 추진하는 등 유럽 자동차 업체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과연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의 공습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일단 유럽의 상황부터 체크해 보자. 지난 2일 폭스바겐은 비용 절감을 위해 독일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 로고 ⓒ로이터=News1

폭스바겐은 전기차로 전환에서 살아남기 위해 2026년까지 100억 유로(약 15조 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기존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2021년 이탈리아 피아트와 프랑스 PSA 푸조, 시트로엥의 합병으로 탄생한 크라이슬러 모회사 스텔란티스도 2024년 상반기 순익이 거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독일은 물론 프랑스 등 전 유럽의 완성차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테슬라는 최근 중국 판매 호조로 지난 4일 주가가 4% 이상 급등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테슬라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테슬라도 안심하긴 이르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8월 테슬라 판매량은 8만 6697대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판매량으로는 사상 최고다. 이는 또 전년 대비 3%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테슬라 판매는 중국의 대표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기 때문이다.

BYD는 지난달 모두 37만 544대를 판매, 전년 대비 30% 급증했다. 테슬라가 8만여 대를 판매한 데 비해 BYD는 37만 대를 판 것이다. 전년 대비 상승률도 3% 대 30%다.

BYD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도 일제히 판매가 급증했다. 니오의 경우, 지난 분기 판매가 전년 대비 144% 급증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가 출시한 'ES8'을 소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업체에 비해 판매량 증가가 미미한 것이다.

5일에도 테슬라 주가는 내년 중국과 유럽에서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소프트웨어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전거래일보다 4.90% 급등한 230.17달러를 기록했다.

5일 테슬라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사실 자율주행 부분도 중국에 크게 뒤져 있다. 테슬라는 아직 FSD를 시험 주행 중이지만 중국 바이두는 상업화에 이미 성공했다.

바이두의 로보택시를 타본 경험자들은 신호등에 늦게 반응하는 것을 제외하고 문제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바이두 로보택시 아폴로. - 회사 홈피 갈무리

실제 바이두 로보택시 이용이 급증해 택시 운전사들이 직업을 잃을 우려가 있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을 정도다.

바이두는 로보택시 부분이 올 연말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로보택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비해 테슬라는 아직도 실험 중이고, 중국에서 면허도 빨라야 내년 1분기에나 나올 전망이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5일 5%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테슬라가 미국 본토 기업이어서 미국증시에서 프리미엄을 누리기 때문일 것이다.

전기차 판매도 신통치 않고, 로보택시 분야도 중국 업체에 크게 뒤지고 있다. 테슬라가 미국 기업이라는 프리미엄 이외에 남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가 최근 들어 연일 급등하는 것은 테슬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른바 ‘테슬람’이 테슬라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슬람이 테슬라에 기대하는 것은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로보택시를 추진하는 등 인공지능(AI) 회사라는 점이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대로 로보택시 분야에서 테슬라는 바이두에 한참 뒤져 있다.

미국의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5일 현재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6.84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는 50.33에 불과하다. 실제 엄청난 이익을 내는 엔비디아의 PER보다 높은 것이다.

더욱이 테슬라는 자동차 분야에만 영향을 미친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는 AI 전체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또 AI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준다. 앞으로 일반 기업도 AI를 채택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올 것이다. AI 영향은 전 산업 분야에 미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PER이 엔비디아보다 높다. 이는 전설의 연준 의장 그린스펀의 단어를 빌리자면 ‘비이성적 과열’이다.

이 같은 연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가 펀더멘털과 완전히 괴리돼 있다며 테슬라를 밈 주식(유행성 주식)의 전형으로 보고 있다.

테슬람이 되는 것도 자유고, 테슬라에 '몰빵'하는 것도 자유다. 그러나 리스크가 너무 커 보인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적당히 놀고 빠지시길…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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