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은 동성애자였다” 주장 다큐멘터리 영화 美서 개봉 논란

정아임 기자 2024. 9. 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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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동상. /연합뉴스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년)이 동성애자였다는 일각의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5일(현지 시각) 미국의 영화 정보 사이트 IMDB 등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영화 ‘남자들의 연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Lover of Men: The Untold History of Abraham Lincoln)가 6일 미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 영화는 일부 역사학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링컨과 주변 남성들과의 로맨틱한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온라인에 공개된 이 영화의 예고편 영상을 보면, 일부 학자들이 “링컨이 살았던 19세기 당시 동성애가 흔했다” “링컨도 남자들과 자주 동침했고 몇 명과는 깊은 관계를 맺었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링컨이 친했던 남성들에게 쓴 일부 편지 등을 성적 취향을 암시하는 근거로 들었다.

예고편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성적 취향과 상관없이 최고의 대통령” “분명 링컨은 동성애자였을 것” “더 넓은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흥미로운 영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당시는 오늘날과 전혀 다른 문화적 규범을 갖고 있었다. 남성간 동침이 꼭 관계를 맺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집세를 아끼기 위한 룸메이트의 의미도 있었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패러디인가” “영상을 삭제하라” 등 링컨이 동성애자였다는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 NBC는 링컨이 동성애자였다는 설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논란이라고 전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숀 피터슨 감독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링컨이 비정상적이었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링컨이 당시에는 매우 흔했던 행동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2005년 잡지 베니티페어에 실린 저술가 고어 비달의 ‘링컨은 양성애자였나’라는 글을 읽고 난 후부터였다. 이후 지난 15년간 링컨 연구 학계의 이론을 추적해 왔다.

하지만 이 주제는 여전히 많은 링컨 연구자에게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2008년 저서에서 링컨과 친구 스피드의 성적인 관계를 암시해 반발을 샀던 하버드대 문학사학자 존 스타우퍼는 “동성애를 일종의 질병으로 이해하는 오랜 전통이 그런 반응을 일으킨 것”이라고 했다. 스타우퍼는 “거의 모든 링컨 연구자는 링컨을 이 나라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여긴다”며 “만약 그가 동성애자라면 그들의 인식은 폭파될 것”이라고 말했다.

링컨을 연구해온 역사학자 해럴드 홀저는 야후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뷰에서 링컨이 남성과 내밀한 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에 대해 “충분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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