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선수·홈팬 모두가 졌다… ‘불안한 출발’ 홍명보號

허종호 기자 2024. 9. 6. 11: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패자는 없었으나 한국 축구의 구성원 모두가 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11년 전처럼 데뷔전 승리를 놓치며 리더십 논란에 빠졌고, 선수들은 개인 기량의 우위를 활용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으나 복귀전이자 데뷔전에서 승리를 놓쳤다.

홍 감독은 2013년 7월 호주와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대표팀 사령탑으로 생애 첫 경기를 치렀으나 0-0으로 무승부, 이후 난항을 이어간 끝에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북중미월드컵 亞 3차예선 팔레스타인戰 ‘충격의 0 - 0’
데뷔전 승리못한 홍명보 감독
무색 전술에 졸전 리더십 논란
“첫 단추 잘 끼우지 못해 죄송”
선수들은 개인 기량 못 펼치고
시작부터 야유 보낸 홈팬들은
선수들 사기 떨어뜨려 아쉬움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긴 이후 한국 선수들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

패자는 없었으나 한국 축구의 구성원 모두가 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11년 전처럼 데뷔전 승리를 놓치며 리더십 논란에 빠졌고, 선수들은 개인 기량의 우위를 활용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홈팬들은 경기 전부터 과도한 비난으로 선수들의 힘을 빼놓았고, 대한축구협회는 계속된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11개월 만에 만원 관중 행진을 멈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으나 복귀전이자 데뷔전에서 승리를 놓쳤다. 특히 11년 전의 악몽을 반복했다. 홍 감독은 2013년 7월 호주와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대표팀 사령탑으로 생애 첫 경기를 치렀으나 0-0으로 무승부, 이후 난항을 이어간 끝에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1차전을 지휘하기 위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

홍 감독에겐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국은 팔레스타인과 사상 첫 대결을 펼쳤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선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팔레스타인은 96위다. 홈경기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최악의 무승부인 셈. 게다가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제대로 된 훈련을 못 했다. 2차예선에선 안방을 떠나 쿠웨이트와 카타르에서 홈경기를 치렀고, 이번엔 말레이시아에서 준비하다가 입국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포함해 9명에 달하는 유럽파로 구성된 대표팀은 역대 최고 수준의 전력이라 평가받지만 아시아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팔레스타인과 졸전을 펼쳤다. 특히 1년 가까이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만 소화한 팔레스타인 골키퍼 라미 하마다 조차 넘지 못했다. 하마다는 5개의 선방을 펼쳐내며 한국의 ‘호화’ 공격진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관중들의 비난은 시작 전부터 선수들의 의욕을 잃게 했다. 팬들은 홍 감독에게 야유를 쏟아냈고,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대한축구협회를 규탄했다. 선수들을 향한 비난이 아니었으나 그라운드에선 위축됐다. 수비진의 핵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경기 직후 팬들을 찾아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해주시는 부분들이 조금 아쉬워서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우리가 딱 시작하기 전에 그런 게 들리니까, 그게 아쉬워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사령탑 선임 과정, 그리고 입장권 가격 인상 등의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팬들의 부정적 여론 속에서 11개월 만에 홈경기 매진 행렬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엔 5만9579명이 입장했고, 4598석의 입장권이 팔리지 않았다. 대표팀의 홈경기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은 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5만9018명) 이후 5경기 만이다.

홍 감독은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죄송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또 관중들의 야유에 대해 “그런 장면들이 쉽지는 않았다”며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앞으로 견뎌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표팀은 오는 7일 오만으로 출국, 10일 오후 11시 오만과 2차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이제 원정경기이다. 전술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내일부터 다시 준비하겠다”며 “체력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는데, 선수들 상태에 따라 다음 경기 선발 등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